[中企 특허경영 2.0시대] (2) 알티캐스트, 핵심특허 확보해 로열티만 한 해 200억
입력
수정
(2) 돈 되는 특허를 확보하라2000년 조명기기 사업에 뛰어든 화우테크놀러지(대표 유영호)는 부진한 실적에 허덕이다 올해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해외주문이 크게 늘어 창사 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사업 초기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LED(발광다이오드)분야 핵심기술 특허를 잇따라 등록한 '약발'이 나타나고 있는 덕분이다.
양보단 돈 되는 '강한 특허' 경쟁
5대 특허국…원천분야는 취약
이 회사는 제너럴일렉트릭(GE) 자회사를 비롯해 국내외 기업과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다. 유영호 대표는 "LED분야 특허만 80개에 달한다"며 "소송전을 통해 화우테크 특허권을 글로벌 전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간 특허전쟁이 양(量)적 출원경쟁에서 '돈 되는 강한 특허'를 일컫는 금상특허(gold-plated patent) 발굴쪽으로 바뀌고 있다. 연구 · 개발(R&D)분야의 투자한계로 발을 빼고 있었던 국내 중소기업들도 점차 원천 · 표준특허 확보쪽으로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덩치는 작지만 시장지배력에서 대기업을 능가하는 중소 · 중견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핵심 특허 등을 조기 확보한 결과다.
1999년 설립된 디지털셋톱박스 개발업체 알티캐스트는 초기부터 R&D목표를 원천 · 표준특허 획득으로 설정, 디지털방송 서비스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회사는 지난 한 해 동안 로열티 수입으로 200억원을 벌어들였다. 매출(440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김주환 R&D특허센터 선임연구원은 "수명을 다한 외국기술 따라잡기 등 추격형 R&D로는 시장을 선점할 수도,글로벌시장에서 생존할 수도 없다"며 "태양광 등 녹색성장산업을 비롯해 '돈 되는 특허'를 선점할 분야는 널려있다"고 말했다. 원천 · 표준특허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특허전략 못지 않게 정부차원의 대책마련도 시급하다. 한국은 미국 독일 일본 중국과 함께 세계 5대 특허강국으로 통한다. 국제 특허출원건수 4위,자국 내 출원건수 3위 등 출원대국이지만 원천 · 표준 특허 분야로 한정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허의 80%이상이 휴면특허라는 게 이를 반증한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대학,출연연구원,기업 등이 미래 시장요구와 기술개발을 예측한 후 금상특허 획득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업들도 '어떤 제품과 기술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특허를 확보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해야 글로벌경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한경·특허청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