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정부에 500억유로ㆍ은행에 350억유로 투입

EU, 850억유로 구제금융 확정

아일랜드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850억유로(130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28일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EU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IMF가 아일랜드 정부와 협상해 마련한 85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는 그리스(1100억유로)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는 EU 국가가 됐다.

금리는 그리스의 연 5.2%보다 높은 연 5.8%로 정해졌다. 구제금융 가운데 450억유로는 EU가,225억유로는 IMF가 지원한다. 나머지 175억유로는 아일랜드 정부가 자체 연금기금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구제금융을 받는 아일랜드에 175억유로를 부담 지운 것은 가만히 앉아 손을 벌리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EU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구제금융안을 승인하는 동시에 비유로존 국가인 영국(38억유로)과 스웨덴(6억유로),덴마크(4억유로)가 차관 제공으로 아일랜드를 지원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구제금융 자금은 파산 위기에 처한 아일랜드 은행들에 350억유로가 투입되고 나머지 500억유로는 정부 재정에 쓰이게 된다.

이날 유로그룹회의(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선 2013년까지 운용되는 유로존재정안정기금(EFSF)이 만료된 이후에도 항구적으로 재정안정기금을 유지한다는 데 합의했다.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회원국들은 항구적 재정 안정 메커니즘이 가동될 경우 구제금융을 받는 회원국의 국채를 보유한 민간 금융회사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한편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유럽 재정위기의 급한 불은 일단 진화됐다. 그러나 아일랜드 이외에도 포르투갈，스페인 등으로 위기가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해 불안감이 가라앉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실제 29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재개되자마자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유정/김동욱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