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野 "對北 이슈 협력하지만…"

주도권 뺏길까 해법 딴 목소리
"6자회담도 적극 검토해야"
민주당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일단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있다. 이럴 때 정부를 무조건 반대하거나 비판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겉으로는 '북한의 무력도발 절대 불가' 입장을 밝히며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내심으론 △4대강 예산 △청와대 민간인 사찰 △청목회 검찰수사 같은 굵직한 대여(對與) 공격 포인트들이 연평도 포격으로 묻혀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이런 고민은 지도부의 발언에 그대로 묻어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사진)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상황에서 민주당은 안보를 최우선으로 삼고 되도록 발언을 자제하며 정쟁으로 오인될 수 있는 일은 피하려고 적극 노력해왔다"며 일단 초당적 협력의 자세를 강조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도 "당분간 여당에 협조해 주면서 북한을 함께 규탄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대북 정서를 고려할 때 정부 책임론이나 평화정책을 너무 강조하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책임론과 해법에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손 대표는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제재 수단과 함께 평화적 외교 확보라는 양면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 미 연합훈련은 물론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 판국에 한나라당에선 또 '전 정권 탓으로 넘기는 지병'이 재발하고 있다"며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이런 꼴 한번도 안 당했는데 언제까지 남의 탓을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6자회담 제안을 우리 정부가 일언지하에 거절했는데 6자회담 틀에 복귀해서 북한에 따질 것은 따지고 물밑 대화를 해야 한다"며 "한반도 문제는 우리 혼자 짊어지고 가기에는 너무 버겁기 때문에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