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美블랙프라이데이 효과'…IT주 발목 잡나

매출 부진…삼성전자, 사흘째 하락
온라인 판매 늘어 실적개선 전망도
연말 최대 쇼핑대목인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온라인 판매가 크게 늘어 정보기술(IT)주들의 상승 모멘텀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부진한 실적을 보인 블랙프라이데이 후 맞은 첫 거래일인 29일 0.12%(1000원) 하락한 83만6000원으로 마감,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LG전자도 10만4000원으로 0.95% 하락했고,삼성SDI 역시 이틀째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지난주 낙폭이 컸던 하이닉스는 2만4800원으로 막판 0.61% 상승 마감했고 LG디스플레이와 삼성테크윈 삼성전기 등도 강보합으로 선전했다. 외국인이 전기전자업종을 391억원 순매도하는 등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 상승폭이 제한됐다.

IT주는 이달 들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호조에 대한 기대로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정작 쇼핑시즌이 되자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대감이 선반영된 탓도 있지만 실제 매출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소식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26일 미국 전역의 블랙프라이데이 쇼핑객 수가 한 해 전보다 2.2% 늘었지만 매출은 107억달러로 0.3%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특수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전망을 밑돌아 미국 소비에 대한 기대감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매출이 크게 늘어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 늘었다"며 "IT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한 차례 이뤄진 뒤여서 수요가 줄지만 않는다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북미 지역에서는 이달 초부터 한 달간 가격할인 등 특판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며 "연말 소비 회복으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홀리데이시즌'에 이어 중국의 춘절 수요가 지속되는 등 연말 IT 제품 수요를 이끌 만한 요인이 많다는 점도 IT주의 상승 모멘텀이 여전한 이유로 꼽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