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맞은 철근·열연 등 철강재 값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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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수요 줄고 저가 물량 쏟아져철근 열연 등 철강재 값이 겨울 비수기를 맞으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월말,연말 마감을 앞두고 유통시장에 저가 물량이 흘러나오고 있어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철강 유통업체들의 관측이다.
철근 유통가 t당 73만~74만원
열연, 포스코산 2~3만원 내려
◆철근 값 속락세철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30일 철근(고장력 · 10㎜) 유통가격은 t당 73만~74만원 수준이었다. 지난달 19일 건설사로 구성된 건설회사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와 제강업계가 11월 철근 공급가격을 76만원으로 합의한 지 11일 만에 2만~3만원 내린 것이다. 철근 값은 10월 말 t당 72만원이었으나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11월1일자로 출하가 인상 및 공급중단 조치를 취하면서 78만원 선 이상으로 치솟았었다.
또 중국산 등 수입 철근은 t당 71만~72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가 부진한 데다 비수기인 겨울까지 시작돼 철근 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일부 유통업체가 월말,연말을 맞아 현금 확보를 위해 72만원대 저가 물량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강사들은 공장도 가격인 t당 75만3000원을 고집하고 있지만 유통시장엔 저가 물량이 계속 흘러나온다"고 전했다.
유통업계는 12월엔 t당 1만~2만원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원료인 고철값이 강세를 보여 변수가 되고 있다. 국내 제강사들이 사오는 일본산 고철(H2)의 수입 가격은 지난 10월 말 t당 2만7000엔 선에서 최근 3만1000엔 수준으로 급등했다. 또 국내 생철은 이번 주 들어t당 1만원 오른 42만~4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열연 추가 하락 가능성
열연강판 값도 하락하고 있다. 11월 중순 t당 85만원 선에서 팔리던 포스코산 열연강판은 최근 2만~3만원 내린 82만~8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현대제철 제품은 81만~83만원,동부제철 제품은 79만~81만원 수준에서 팔리고 있다.
포스코의 열연 대리점(SSC) 관계자는 "도로 교량 등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주상복합건물 등 대형 공사가 올 들어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수요가 줄면서 유통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현대제철,동부제철 제품도 질적으로는 포스코 제품과 큰 차이가 없지만 값은 저렴해 대리점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많지 않은 물량이지만 t당 77만원 선인 중국산도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석/심성미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