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재협상 스타트…이번엔 쇠고기-車 담판 지을까

5가지 궁금증 풀어보면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30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컬럼비아시에서 시작됐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양국 협상단은 12월1일까지 협상을 계속한다. 재협상을 둘러싼 궁금증을 5가지로 정리했다.

(1)이번엔 협상 끝날까김 본부장은 전날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이틀이면 긴 시간"이라며 "이번에 협상을 타결짓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미국에 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도 수차례 '조속한 타결'을 천명했다.

하지만 전면 재협상으로 확산되면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자국 의원들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한국에 노동,투자,금융 분야의 수정을 요청할 뜻을 시사했다. 재협상 범위가 한국이 초점을 맞추는 자동차 분야를 넘어 전방위로 확산되면 이번에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북 도발,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까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하는 한 · 미 연합훈련이 서해에서 실시되는 와중에 재협상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에선 "협상하기에 가장 불리한 때 협상판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연평도 포격과 FTA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제 · 통상 업무는 서로 간에 이해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3)자동차 어디까지 양보할까

최대 쟁점은 자동차다. 한국산 승용차에 부과하는 관세 철폐 시한을 늦춰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느냐가 최대 난제다. 미국은 3000㏄ 미만 승용차에 대해선 협정 발효 즉시,3000㏄ 이상 승용차에 대해선 협정 발효 3년 뒤부터 2.5%의 관세를 없애도록 규정한 협정문을 수정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은 여전히 '수용 불가' 입장이다. 자동차 관세환급 폭을 제한하는 문제는 한 · 유럽연합(EU) FTA를 참고해 타협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 한 · EU FTA에선 관세환급 범위를 최대 5%로 제한했다. 자동차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나 연비규제 · 안전기준 완화에선 양측이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다.

(4)우리가 얻을 것은

한국의 재협상 원칙은 "극히 제한적인 분야에서 주고받기식 협상을 벌인다"는 것이다. 가급적 자동차 분야에서만 협상을 벌이고 싶다는 의미다. 하지만 자동차 관세 철폐 시한 연장 요구를 수용하면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 경우 한국도 농산물이나 의약품 등 취약산업 보호대책을 요구하며 맞불을 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5)쇠고기도 논의할까

한국은 서울 협상 때 미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 확대 요구에 "FTA를 안 하면 안 했지 쇠고기는 논의할 수 없다"고 맞섰다. 그만큼 쇠고기는 한국에 민감하다. 이번 한국 협상팀 10여명 중에도 쇠고기 주무부서인 농림수산식품부는 빠졌다. 반면 미국은 한국이 쇠고기 논의를 거부하는 데 대해 불만이다. 일각에선 FTA 협상에선 쇠고기를 논의하지 않는 대신 별개의 통상채널에서 쇠고기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