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비에이치, 설비투자 결실…"내년 실적증대 본격화"

올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비에이치가 인천 부평공장과 중국공장 등 추가 설비투자에 따른 결실을 보고 있다.이 회사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경환 대표가 올해초 직접 경영일선에 나서는 등 오너십 체제로 전환한 이후 이뤄낸 성과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전문업체 비에이치는 본사가 있는 인천 부평공장과 2008년 준공후 본격 가동 중인 중국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30일 회사측에 따르면 부평공장은 창사 이후 회사 성장을 이끌어온 원동력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준공 후 1년만에 손익분 기점을 넘어선 중국공장은 비에이치 성장의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추가 설비투자 이전이었던 지난해 말까지도 두 공장은 국내외 거래처 FPCB 공급 물량을 무리 없이 소화해오고 있었지만 이경환 대표는 훗날을 내다보고 있었다. 당시에도 경쟁력에서는 누구보다 자신감이 있었지만 그 수준에 머물러서는 현상유지 이상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이 대표 생각이었다.

이 대표는 "국내에 여러 FPCB 업체들 사이에서 회사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과감한 시설투자가 필요하다고 확신했다"고 회고했다. 올해초 경영일선에 나선 이 대표는 우선 부평공장 추가 증설에 박차를 가했다. 추가 증설로 생산능력은 물론 자동화 공정도 업그레이드해 고부가 가치 제품군 공급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공장동을 증축하고 기계 등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 결과 부평공장 생산성은 이전 수준보다 20% 이상 증가했고 품질수준 등 수율이 개선됐다.

그는 "이번 설비투자는 제품군 다변화 노력과 직결된 것으로 휴대폰 등 고급화되는 제품에 고부가 가치 FPCB를 공급하는 안정된 수익구조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비에이치의 설비투자는 중국 연태 공장으로 이어졌다. 현지직납체계를 구축한 중국공장은 풀가동 되고 있어 늘어나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증설이 불가피했다.

중국공장 역시 성공적이었다. 추가 증설로 중국공장은 연간 매출 200억원 규모가 예상되는 등 외형 확대는 물론 고부가가치 제품군 생산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직납체제 구축이 완료된 데다 추가 설비투자로 생산성이 높아졌다"며 "중국공장은 출범 2주년을 맞은 지금 핵심 매출처가 됐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매출처가 늘어나면서 중국 공장 매출이 4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약 1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에 따른 비용부담도 있었지만 매우 바람직한 결정이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비용으로 반영된 지난 2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추가 증설에 따른 결실이 하반기부터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비에이치는 지난 3분기 매출액 34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2% 증가했고, 전분기 적자였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흑자전환하면서 하반기 들어 실적과 수익성 모두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게다가 FPCB 산업의 성장세에 발맞춰 회사 경쟁력이 높아져 향후 실적전망은 매우 밝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과감한 설비투자로 하반기 실적개선은 물론 내년 비약적인 실적증대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며 "든든한 생산성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일본과 중국 등 해외시장 매출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매출액이 올해 1100억원 정도에서 내년에는 1400억~1500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은 올해 40억~50억에서 120억원 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