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2년만에 6조원 대박…美 그루폰 신화

구글과 최종 매각 협상
30세 창업자 1조원대 갑부로
엔젤투자자도 1500배 수익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평범한 웹디자이너가 창업 2년 만에 10억달러(1조1000억원)의 재산가로 부상했다. 또 이 회사에 100만달러를 투자한 엔젤투자자는 3년 만에 무려 1500배인 15억달러를 벌게 됐다.

1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구글은 그루폰을 60억달러에 인수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 주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그루폰 지분 30%를 보유한 벤처투자자 에릭 레프코프스키와 지분 20%를 가진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앤드루 메이슨(30)은 각각 10억달러가 넘는 돈을 쥐게 된다. 그루폰은 2008년 시카고에 설립된 온라인 쿠폰업체다. 이 회사는 등록 회원을 상대로 각종 제품이나 서비스를 50% 할인한 가격으로 제공하고,그 과정에서 새 회원 확보나 제품 및 서비스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뉴욕 등 미국 76개 도시와 해외 21개국에 진출했으며 등록 회원 수가 1300만명에 이른다. 이용자가 매주 10%씩 증가할 정도로 성장속도가 빨라 최근 포브스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꼽기도 했다.

창업자인 메이슨은 노스웨스턴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록밴드에 심취했던 음악학도였다. 그러나 이미 15세 때 '베이글익스프레스'라는 빵배달 업체를 운영할 정도로 사업에 뛰어난 감각이 있었다. 그는 2006년 기업들의 프린팅 작업을 대행해주는 이너워킹사에 입사해 웹디자이너로 일했다. 시카고의 벤처투자자로 유명한 레프코프스키 라이트뱅크 대표가 창업한 회사였다.

메이슨은 2007년 자신의 휴대폰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후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이 한데 모여 구매력을 갖게 되면 필요한 물건을 더 쉽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당시 그는 회사 사장인 레프코프스키에게 자신의 구상을 털어놓고 창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사업 아이디어에 반한 레프코프스키는 즉석에서 1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그루폰은 불과 1년 만에 세계 소셜 쇼핑업계에서 최대 업체로 성장했고 지난 4월에는 야후로부터 20억달러에 팔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메이슨은 가격이 너무 낮다며 거절했다.

구글 역시 처음에는 인수가로 30억달러를 제안했지만 그루폰이 거절하자 60억달러까지 베팅금액을 높였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이 그루폰을 인수함으로써 1330억달러를 웃도는 미국 내 지역 기반 광고시장을 확보하고 구글의 서비스를 통해 쿠폰 구매 수요를 더욱 확대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은 "메이슨은 페이스북의 마크 주크버그와 구글의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등 젊은 인터넷 억만장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