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아홉살의 김정은, 그는 이미 후계자였다

왜 김정은인가? | 후지모토 겐지 지음 | 한유희 옮김 | 맥스미디어 | 261쪽 | 1만5000원
《왜 김정은인가》는 '김정일의 요리사'로 알려진 후지모토 겐지가 직접 목격한 '후계자 김정은'의 성장 과정과 성격 등을 밝힌 북한 체험기다. 13년 동안 김정일의 요리사이자 김정일 자녀의 친구였던 저자가 일곱 살의 김정은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열여덟 살 때 그가 북한의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이야기까지 김정은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담았다.

김정일의 자녀들을 '왕자'라고 부르며 그들의 놀이 상대로 지명된 사연,일본 만화와 게임에 열중하는 김정일 자녀들의 모습,미국 프로농구 선수들에게 열광하는 김정은의 유년시절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김정일이 왜 북한의 후계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주목된다. 김정은의 아홉 살 생일 때 발표된 노래 '발걸음'은 이미 '지도자'를 의미하는 가사를 담았고 10대 중반부터 농구시합 등 놀이를 할 때도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김정일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장남 김정남은 음악과 여자를 탐닉하고 차남 김정철은 컴퓨터 게임에 빠지는 등 이들은 일찌감치 후계자 레이스에서 탈락했다고 한다.

김정은 체제의 후견인으로 꼽히는 김정일의 매제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의 일상사도 소개한다. 할리우드 영화를 북한말로 더빙해 관람하고 최고급 코냑만 마시며 매운 김치는 먹지 않는 등 김정일의 사생활도 엿볼 수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