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수작업…대기고객만 수천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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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당 110만원 명품 와인 빚는 콜긴 부부 방한"와인은 행복을 위한 투자다. "
미국 '5대 컬트 와인(소량 생산돼 애호가를 거느린 고급 와인)'의 하나로 꼽히는 '콜긴 와이너리'의 주인인 앤 콜긴(왼쪽)의 말이다. 남편 조 웬더(오른쪽)와 함께 방한한 콜긴은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사람들이 왜 고급 와인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특별한 때 즐겁게 마시고 행복해 할 수 있는 것이 와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콜긴은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2002 · 2006 · 2007년산은 100점 만점,1996 · 1997 · 2004년산은 99점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파커는 "콜긴 와인은 '열반의 경지(winemaking nirvana)'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연간 1900상자(2만2000여병)밖에 생산되지 않아 수천 명이 구입 대기명단에 올라 있을 정도다. 투자 목적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경매회사 소더비에서 경매사로 일하던 콜긴이 1992년 와인사업에 뛰어든 것도 '자신의 행복을 위한 투자' 때문이었다. 경매에 나온 고급 와인에 매료된 그는 1988년 나파밸리 와인 옥션에 참가했다가 포도밭을 샀다. 콜긴은 "와인은 마치 예술작품과 같다"며 "예술품에 예술가의 경험부터 당시의 정치 역사 등이 녹아 있는 것처럼 와인도 기후 등 테루아와 와인메이커의 능력이 조화를 이뤄 탄생하는 작품"이라고 와인의 매력을 설명했다.
콜긴은 "골동품과 예술품을 경매하면서 항상 최고의 것만을 보아왔다"며 "최고의 품질만이 명품을 탄생시킨다"고 강조했다.웬더도 "최고 중에서도 최고를 추구한다"며 "프랑스 보르도에선 10배나 많은 양의 고품질 와인을 만들지만 콜긴 와이너리는 모든 작업을 손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나라식품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콜긴의 와인 '9 에스테이트 레드' 한 병의 국내 소매가는 110만원.콜긴은 자선 경매에서 와인을 낙찰받은 사람이 사인을 요청하면 라벨에 키스마크를 남겨줘 '나파밸리의 여신'으로도 불린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