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강력반 형사 의문의 죽음…자살인가 타살인가

지난 7월 29일 낮. 충북 영동의 한 낚시터에서 심하게 부패된 시신 한 구가 떠올랐다.

사체를 인양한 119 소방대원과 경찰들을 놀라게 한 것은 바지 뒷주머니에서 발견된 신분증. 그는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반 소속의 이OO 형사였던 것이다.

이틀 전 출근도 안한 채 사라져 실종신고까지 되어 있던 그는 싸늘한 시신이 되어 발견됐고, 사인규명에 나선 경찰은 수사 한 달여 만인 지난 8월 27일 이 형사 스스로 물에 빠져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살로 내사 종결했다


자살인가 타살인가? - 끝나지 않은 의문들 이 형사는 실종 당일 아침 출근하겠다고 상사와 통화한 후 갑자기 자신의 차로 부산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고속도로 주행 중 교통사고를 내고 영동의 한 병원으로 옮겨진 이 형사는 화장실을 간다며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 후 시신으로 발견되기까지 이 형사의 행적은 드러나고 있지 않다.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저수지, 자살이라면 이 형사는 그 곳까지 어떻게 갔으며 왜 스스로 물에 빠져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또한 이 형사는 무슨 일로 부산으로 급하게 내려가려고 했고, 왜 병원에서 사라졌는가?


시신이 말하는 진실 - 과연 그는 어떻게 죽었는가?

유족들은 이형사가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저수지의 사체 발견 장소 깊이가 허리 높이 정도 밖에 안 되는데도 자살로 인한 익사로 처리한 것엔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다.

과연 이 형사는 그 저수지에서 스스로 물에 빠져 자살한 것일까?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부패로 사인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폐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된 점 등으로 보아 익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은 상태.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 형사의 사인을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국내의 법의학자들과 일본의 법의학자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는 의외였다. 부검 결과만으로는 익사의 증거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물에 빠지기 전에 심장이 멎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

더욱이 폐에서 발견된 플랑크톤 중에는 저수지 같은 내륙 지방에서는 발견될 수 없고 바다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결국 저수지가 이 형사가 숨진 장소가 아닐 수도 있으며 물에 빠지기 전 다른 일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남아있는 자의 슬픔

늦게 본 2대 독자 외아들을 떠나보낸 이 형사의 부모는 요즘 살아도 사는 것 같지가 않다고 한다.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자살이라면 자살의 동기와 과정은 무엇인지 아무도 속시원하게 말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나머지 가능성을 닫아둔 채 성급히 내린 자살 결론... 부모는 자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풀어 달라며 여러 곳에 진정을 냈지만 재수사의 길은 멀어만 보인다.

집 앞 조그마한 절에 아들의 쉴 곳을 마련하고 매일 아들을 만나러 간다는 이 형사의 부모.

이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줄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4일 밤 방송되는 SBS'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그 해결점을 찾아본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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