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달 100만원 돌파 가능"…이재용 효과는 '글쎄'

삼성전자가 3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미국 연말특수로 IT(정보기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되는 '이벤트'까지 맞물리면서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이르면 이달내 100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날 오후 1시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3만2000원(3.73%) 오른 89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89만7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전날 부터 '쌍끌이' 매수에 나서고 있으며, 이날도 제이피모간 UBS 등 외국계증권사를 통해 8만여주의 순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LCD(액정표시장치) 업황이 턴어라운드 하고 있는데다 반도체 업황도 개선될 조짐이 있어 긍정적"이라며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1분기안에 삼성전자 주가는 1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무엇보다 통신부문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2004년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이 20%를 넘었을 때 삼성전자가 재평가를 받았었다"며 "내년 갤럭시탭과 갤럭시S 등의 이익증가 기여도가 커지며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급 상황도 삼성전자 주가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국내 기관들이 펀드환매로 인해 줄였던 삼성전자 비중을 다시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들도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제일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수급적인 측면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D램 가격 하락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삼성전자와 후발업체들간 경쟁력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역발상에 주목할 수 있다"며 "이르면 이달내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하고 추가적으로는 103만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과 관련한 주가 모멘텀(상승 동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이 연구원은 "이재용 사장 승진이란 뉴스가 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지주사 체제 작업에 착수하면서 지배구조 투명성이 확보될 것이란 기대는 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재용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는 얘기는 이미 나왔던 이슈이기 때문에 큰 주가 상승 모멘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 시스템이 워낙 잘 구축돼있어 이재용 사장이 취임한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