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2위 자리 뺏아올까?

[한경속보]최치훈 삼성SDI사장(53)이 삼성카드 사장에 선임됨에 따라 전업계 카드사 2위 자리다툼을 두고 현대카드와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3일 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신임 삼성카드 사장에 최치훈 삼성SDI 사장을 선임했다.최도석 삼성카드 부회장(61)에 비해 젊은 데다 스타일도 달라 삼성카드 경영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최 부회장은 삼성카드의 자산 건전성과 수익선 개선에 노력을 해왔지만 최근 현대카드에 전업계 2위 자리를 내주는 등 마케팅면에서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7년전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4.1%로 삼성카드(17.15%)의 3분의 1수준이었지만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11.6%로 삼성카드(11.0%)를 간발의 차이로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중 가장 젊은 최 사장이 사령탑을 맡으면서 혁신과 변화를 앞두게 됐다.삼성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치훈 신임 사장은 동양인으로선 드물게 2004년 글로벌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위원회 임원을 지낸 경력이 있다.특히 라이벌사인 현대카드 역시 GE와 현대·기아 자동차의 조인트벤처사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카드가 주도하는 각종 카드업계 혁신 경영에서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최치훈 사장은 삼성SDI사장 재직시절부터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과 ‘닮은 꼴’혁신경영을 펼쳤다.최 사장은 삼성SDI 사장 취임 직후 ‘소통=효율과 성과’라는 공식으로 지방 사업장에 유휴 공간을 카페,간이 도서관,게임존 등 직원들의 재충전 공간으로 개조했다.직원들의 창의력을 높여주기 위함이다.또 자율출근제와 특정 시간 업무에 집중하는 집중근무제를 도입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였다.삼성SDI는 2차전지 사업에서 세계 1위를 넘보는 수준으로 올라섰고 최고의 에너지업체로 탈바꿈했다.현대카드 본사에 휘트니스클럽,요가,스크린골프,사우나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게이트볼,탁구대 등을 설치하고 ‘예술경영’을 펼치는 등 파격적인 횡보를 보인 정 사장과 비슷하다는 분석이다.두 사장 모두 외국 생활을 오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삼성 관계자는 “서울 출신으로 미국생활을 오래한 최 사장은 새로운 변화를 좋아하고, 분명한 주관을 갖고 간단 명료한 보고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최 신임 사장은 1981년 미 조지워싱턴대학 MBA를 졸업하고 1988년 미 GE에 입사해 2003년 GE에너지 서비스 부문 세계영업총괄 사장 겸 GE그룹 부사장을 지냈다.2008년 삼성전자 사장을 거쳐 2009년 삼성SDI 사장을 지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