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 맛보고 일출 구경…'인심 사냥'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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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재래시장 기행 5선
안동찜닭·흙돼지·인삼·해산물
눈과 입 즐겁게 해주는 먹을거리
정겨운 분위기에 눈꽃축제까지
짧았던 가을을 앞질러 득달같이 달려온 겨울 추위가 매섭다.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게 먼 길 나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방 구석에 틀어박혀 있을 수는 없는 일.가까운 전통시장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전통시장은 우리 이웃의 생생한 삶과 푸근한 정이 배어 있는 문화관광 명소.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는 제철 먹을거리는 물론 투박한 분위기와 적당한 소음까지 짧은 여행의 흥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맛에도 예의가 있다 '안동구시장'안동구시장은 안동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조선 후기에 형성됐다.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곡물과 수산물,땔감 등을 거래하던 곳이다. 지금은 현대식 돔을 설치해 비가 와도 걱정이 없다.
안동의 명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안동찜닭골목'이 안동구시장에 있다. 각종 약초와 채소,정감 가는 물건들을 고르다보면 코끝을 자극하는 찜닭내음에 발걸음이 멈춰진다. 2만원 남짓이면 4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청양고추의 매콤함과 당면의 쫀득함이 가득한 이 골목의 안동찜닭을 맛보는 순간,맛에도 예의가 있음을 공감하게 된다. (054)855-9457
◆올레하고 장보고 '매일올레시장'따뜻한 남쪽바다를 그리는 이들에겐 제주도의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제격이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물물교환으로 부족한 생활용품을 충당하는 소박한 시장이었는데 1980년대에 들어서 현대식 건물과 시설물로 다시 태어났다.
전 구간 개폐형으로 설계된 실내에 500여개의 점포가 있다. 카트가 있어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다.
주차 면적도 넓은 편이다. 간고등어 한라봉 등의 특산물은 무료로 택배서비스한다. 제주 올레 6코스가 시장 안으로 통하는 게 특징이다. 올레 6코스는 제주도 해안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소금막과 서귀포시내,천지연 폭포 위 산책로가 포함된 인기코스.이중섭 거리와도 인접해 있어 출출한 배를 채우고,제주도 특유의 문화까지 경험할 수 있다. 싱싱한 회와 오분자기뚝배기,성게미역국,흑돼지 등 먹을거리가 좋다. (064)762-2925
◆눈꽃축제 즐기는 '울산 젊음의 거리'
울산 중구는 산업단지가 많은 울산에서 유일하게 공장이 없는 지역이다. '울산 젊음의 거리'는 중구 핵심 상권에 자리해 있다. 형형색색 색이 변하는 아케이드와 차별화된 이벤트가 돋보인다. 색이 변하는 아케이드가 눈에 띈다. 눈,비를 막기 위해 설치한 아케이드에 색색의 전구를 달아 밤이 되면 아케이드 곳곳이 울긋불긋 물든다. 아케이드는 젊음의 거리 바로 옆에 있는 전통골목시장까지 724m나 이어져 있다. 울산 젊음의 거리에서 펼쳐지는 겨울철 눈꽃축제 또한 유명하다. 2006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케이드 지붕을 개방한 뒤 인공눈을 뿌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052)245-2555
◆인삼,홍삼이 듬뿍 '경북 풍기인삼시장'
웰빙 겨울여행을 계획한다면 경북 풍기인삼시장에 가보자.우리나라 3대 인삼 재배지인 풍기의 인삼 재배 역사는 60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소백산을 중심으로 한 풍기의 토양과 기후가 자생 산삼은 물론 인삼 재배에도 적합하다는 게 밝혀지면서,채취한 산삼 종자로 인삼 재배를 시작했다.
풍기인삼시장에서는 100% 국내산 인삼과 홍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시장은 물론 주변에서 풍기는 인삼 향기에 절로 건강해지는 것 같다. 풍기역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근처 비룡산과 비룡계곡,먹을거리장터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054)636-7948
◆간절곶 해맞이 연계 '울주 남창시장'울주남창시장은 1916년 개설됐다. 간절곶,외고산 옹기마을,진하해수욕장 등 유명 관광지와 인접해 있다. 3일과 8일 장이 서는 5일장이다. 5일장으로는 드물게 2003년 시설을 현대화했다. 동해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과 옹기,배,단감 등의 특산물을 자랑한다. 140년 전통의 먹을거리 특화거리가 눈길을 끈다. 울주의 대표 음식인 선짓국밥과 황태,언양불고기 등으로 입을 즐겁게 해준다. 우리나라 육지에서 가장 먼저 아침해를 맞이할 수 있는 간절곶을 지나칠 수 없다. (052)229-7373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