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 흔들기' 사실인가

한전, 김사장 거취관련 함구령
"정치권 청탁 거부에 미운털" 說
한국전력이 내년 8월 임기가 끝나는 김쌍수 사장의 거취에 대해 사내에 함구령을 내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한전에 따르면 이 회사 감사실은 지난 2일 처장과 실장,사업소장들에게 '유언비어 차단 긴급 지시'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감사실은 공문에서 "최근 인사 이동을 앞두고 경영진의 거취와 관련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며 "유언비어를 전파하거나 단순 문의하는 사례라도 확인될 경우 해당자는 물론이고 상급관리자까지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김 사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면서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는 것을 바로잡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엄포성은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다.

LG전자 부회장 출신인 김 사장은 2008년 8월 민간 경영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전 사장에 취임했으며 내년 8월 3년 임기가 만료된다. 취임 이후 인사 청탁을 철저히 배제하고 성과주의 인사 시스템을 도입해 '철밥통'으로 불리던 한전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기술과 경험 축적이 중요한 공기업의 특성을 무시한 채 일반 회사처럼 수익성과 비용 절감만 강조해 내부 불만이 쌓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선 김 사장이 취임 이후 정치권과 정부의 인사청탁을 일절 받아주지 않아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김 사장은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흔들림 없이 인사권을 행사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고 인사청탁을 한 사람을 무보직 발령을 내기도 했는데,이 과정에서 정치권 실력자의 의중을 거슬렀다는 소문이다. 지금까지 한전은 공기업이다 보니 정부의 압력을 많이 받아왔으나 김 사장은 이를 철저히 무시해 사방에 적을 많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이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말레이시아 출장길에 오르려다 갑자기 취소한 것도 정치권과의 관계가 나빠져 사퇴가 임박한 때문이 아니냐는 말들도 나돌았다. 한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사장이 최근 지식경제부에 사퇴서를 제출했고 오늘 확대간부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헛소문이 나돈 것일 뿐"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