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후진타오, 한반도 정세 이견

[0730]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6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가졌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지만 서로 간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후주석에게 “도발적인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데 협조해 달라”며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반면 후 주석은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대처해 정세 악화를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 협의 제안을 재차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고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포함한 국제적 의무를 이행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백악관은 두 정상간 통화 내용에 대해 “북한 문제를 논의했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공통의 이해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우선적 과제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백악관은 이어 “두 정상은 공통의 목표를 위해 양국이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는 동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실현하고 동북아 불안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함께 북한의 연평도 포격를 ‘도발’이라고 오바마 대통령과는 말했으나,후 주석은 인적·물적 피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남북간의 교전사건’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어느 한쪽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는 모호한 태도를 견지했다.후 주석은 “최근 발생한 남북 교전으로 민간인이 포함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재산 피해가 난 것에 대해 중국은 매우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 며 “한반도 안보 문제의 악화를 막기 위해 양 측이 침착하고 이성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후 주석은 또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대화와 협상이라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 며 “현재 정세의 전개는 북핵6자회담 재개의 중요성과 긴박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