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포퓰리즘 포기하나

"경제 망쳤다" 민심 등 돌려
내년 대선 앞두고 수정 조짐
아르헨티나가 지난 10년 동안 고수해온 포퓰리즘 정책 노선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퓰리즘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면서 국민들이 정부에 점차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2003년 당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 집권 이후 포퓰리즘 정책을 고수해왔던 아르헨티나 정부의 정책 노선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내년 10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 이전에 포퓰리즘 정책이 전면 혹은 최소한 일부라도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지난달 말 국제채권국그룹인 파리클럽 채무 67억달러 상환 문제와 관련,국제통화기금(IMF)의 실사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을 노선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지지세력인 빈민층을 잡기 위한 선심성 경제정책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산업인 농업 부문에 높은 세금을 부과해 걷은 돈을 저소득층에게 쏟아부은 것과 같은 정책은 더 이상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빈부격차가 줄지 않고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포퓰리즘 정책에 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그간의 포퓰리즘 정책에도 불구하고 페르난데스의 지지율은 30%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10월 선거에서 재선 여부도 불투명하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