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빌딩 임대시장 회복되나…공실률 10% 밑으로

3분기 3.9%P 떨어진 8.7%
외국계·대기업 입주 늘어
"하루 종일 전화 한 통화도 없더니 요즘 다시 임대를 문의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빌딩 임대시장이 바닥을 치고 다시 좋아지고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낄 정도예요. "

내년 2월 준공을 앞둔 서울 강남역 사거리 '가락타워 빌딩'의 임대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계열사와 제조업체 등 다양한 회사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강남 빌딩 임대 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중소빌딩 컨설팅업체인 ERA코리아가 서울 강남 · 서초 · 송파 등 강남권의 연면적 500㎡ 이상 빌딩 479개를 조사한 결과 지난 3분기 공실률이 8.7%로 10%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직전 분기 12.6%보다 3.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강남권 빌딩 공실률은 지난 4월 14%까지 치솟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보였다.

장진택 ERA코리아 이사는 "높은 임대료 때문에 강남권을 빠져나갔던 회사들이 다시 돌아오는 추세"라며 "임대료가 싸지자 외국계와 국내 금융사,중견기업들이 빈 곳을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이 송도 신도시로 이전함에 따라 건물 전체가 공실이 됐던 강남역 인근 대륭강남타워는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인 글로비스가 옮겨 와 공실을 메웠다. 또 중견기업인 아이마켓코리아는 중구 극동빌딩에서 삼성동 삼성빌딩으로 옮겨 왔다. 역삼동 미림타워의 경우 AIG 생명보험이 이전해 와 공실이 해소됐다. 서린동에 있었던 한국화장품 본사는 논현동 노벨2 빌딩으로 이전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 빌딩의 경우 높은 공실률 때문에 가격이 다소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임대시장이 활성화되면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