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코스피 2000'은 숫자에 불과…연고점 돌파 이후는?

코스피지수가 8일 장중 1970선을 터치했다. 지난달 10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종가 기준) 1967.85를 넘어선 데 이어 장중 최고치(1976.46)에도 도전하고 있다.

수급과 투자심리가 탄탄하다는 점에서 이날 장중 최고점도 돌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코스피 2000까지는 불과 30여포인트만을 남겨놓고 있다.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지수가 1970선까지 올라섰지만 여전히 '사자'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83억원, 679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지수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일본 등 글로벌 각국에서 돈을 풀면서 글로벌 유동성 장세의 진행과 함께 자산가치도 같이 올라가는 탄탄한 구조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악재가 없다는 점도 호재가 되고 있다. 중국의 긴축, 남유럽 재정위기, 대북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악재는 주식시장에 재탕, 삼탕으로 반영된 데다 악재로써의 위력도 잃어버렸기 때문. 새로운 돌발 악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주식시장은 숨고르기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조만간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상승을 하더라도 유동성은 든든한 기반이 되면서 오름세를 주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매도에 나섰던 국내 기관들도 재매수에 나서면서 수급 구조가 탄탄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연말을 앞두고 펀드매니저들 입장에서는 펀드 수익률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양호한 수급을 바탕으로 연중 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단기간의 급등 흐름이 아니라 속도조절을 통해 꾸준히 지수가 상승하면서 우려했던 상승 피로감은 크게 작용하지 않고 있다. 이미 연말랠리가 시작된 가운데 2000선 탈환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전된 투자심리와 유동성을 기본 재료로 한 연말랠리는 이미 시작됐다"며 "지난 주말 미국의 부진한 고용지표가 양적 완화정책의 지속, 확대를 뒷받침 해주는 요소로 해석된 점 역시 시장 분위기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무게를 더해준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가파르고 탄력적인 상승은 아니겠지만 코스피는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연중 고점 돌파는 물론 연내 2000선 돌파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그러나 연고점을 돌파하더라도 당장 9일 금융통화위원회와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2000까지 수직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특히 주말 중국 경제공작회의를 앞두고 있어 중국 긴축우려가 다시 증시에 변동성을 제공할 수도 있다.

최 연구원은 "이번 주말 중국의 긴축 정책 조치 여부와 13일 중국의 CPI발표등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연고점을 돌파하더라도 내일 금통위와 쿼드러플 위칭데이 이후 주말 중국 이벤트를 전후해서는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혁준 한맥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과 금통위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 등을 속도조절 요인으로 꼽았다.

그렇지만 주말 이후 다음주에는 지수가 더 탄력을 받으면서 연말로 갈수록 고점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강세가 시장을 이끌고 있느데 다음주에는 삼성전자에서 다른 종목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면서 상승종목이 넓어지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번 주말 전후 시장이 흔들릴 수 있지만 다음주에는 탄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연말을 앞두고 올해 두번째로 높은 지수에 올라선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돌파하며 2000선마저 정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