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發 '사이버 전쟁'…지지파 vs 반대파 해킹 맞불

'프로 위키'들의 선공
마스터카드 온라인결제 차질…스웨덴 정부 홈피도 한때 먹통

'안티 위키'들의 역공
軍 출신 해커 '제스터' 주도…어샌지 지지자들의 해킹 방해
위키리크스 파문이 전 세계적으로 커져가는 가운데 인터넷상에선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프로(pro)위키' 해커들과 반대하는 '안티(anti)위키' 해커들 간 사이버 대리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9일 외신들에 따르면 자신들을 '익명(Anonymous)'이라고 칭하는 해킹그룹이 미국계 다국적 신용카드사인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의 웹사이트를 공격해 한때 다운시켰다. 이들 회사가 위키리크스에 기부하는 것을 막은 데 대한 '보복'이었다. 이와 관련, 네덜란드 경찰은 마스터카드에 사이버공격을 가한 해커들이 자국 내 서버를 이용한 것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고 공영방송 NOS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BBC뉴스에 따르면 마스터카드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까지 지장을 받았다. 마스터카드 측은 "보안코드 시스템과 관련된 일부 인터넷 서비스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으나 곧 복구했다"며 "일반 카드 결제는 문제 없었다"고 설명했다.

'익명'그룹은 위크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의 계좌를 폐쇄한 스위스의 포스트파이낸스도 공격했다. 위키리크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 아마존과 페이팔도 공격 대상이 됐다. 스웨덴 정부 홈페이지도 이들의 공격으로 수시간 동안 접속이 중단됐다.

위키리크스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조 리버먼 미국 상원의원과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웹사이트도 이들의 공격을 받았다. "위키리크스 관련 토론을 방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한쪽에선 '제스터'란 군(軍) 출신 해커가 이들 '익명'그룹을 공격하고 있다. 한때 '익명'그룹과 함께 활동했다는 한 해커는 "익명그룹의 채팅방 중 한 곳이 심한 '공격'을 받았는데 아마도 제스터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대의를 위한 핵티비스트(해커+행동주의자)'라고 일컫는 제스터는 지난주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다운시켰다고 주장했다.

제스터는 올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들을 마비시키면서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이날도 호주의 마크 아비브 연방정부 장관 겸 집권 노동당 소속 상원의원이 수년간 미국에 호주 정가와 정부의 중요 정보를 제공해왔다는 사실이 새로 폭로되는 등 위키리크스 유출 자료 공개가 이어졌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