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업 재조정 급물살] 성남 등 U시티 9곳·지자체 기반시설 8곳 "축소·재협의" 통보

사업지역 주민과 협의 가속도
연말께 구조조정 대상 발표
지자체 기반시설 요구도 제동

LH(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138개 사업 재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H 사업 구조조정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직접 연결돼 구조조정 대상이 발표되면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이지송 LH 사장이 LH법 개정안 국회 통과와 관련,"작은 산을 하나 넘었을 뿐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LH는 사업 재조정을 위해 해당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주민들과 사전 협의하는 등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사업 재조정 발표 시기 유동적

국토해양부와 LH는 해를 넘기지 않고 사업 재조정을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재조정과 함께 발표될 예정인 정부 지원책이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협의가 끝난 부분만 넣어 재무구조 개선대책을 마련하면 사업 재조정 방안도 연내 발표가 가능하다"며 "관련 부처와 협의해 발표 시기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국 414개 사업지구에 대해 일괄적으로 사업 재조정을 발표할지,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발표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역주민들과의 협의 진척도가 사업장별로 제각각인 데다 한꺼번에 발표하면 파장이 클 수도 있어 발표 범위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재조정 규모축소 어렵다"

LH의 사업 재조정은 보상금 지급 여부에 따라 방식이 달라진다. 414개 사업지구 중 보상이 이뤄졌거나 진행 중인 276개는 정상 추진과 시기 조정 등 두 가지로 분류된다.

아직 보상을 시작하지 않은 138개 사업지구는 △장기보류 △규모축소 △시기조정 △시행자 변경 △사업방식 변경 등으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LH는 장기 보류로 분류된 지역의 주민들이 사업지구 지정에 대한 해제를 원할 경우 이를 받아들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시행자 변경은 LH가 진행하던 사업을 지자체나 민간에 넘기는 곳이고,사업방식 변경 지역은 전면 매수에서 환지 등으로 방향을 바꾸는 곳이다.

LH는 LH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재원조달에 숨통이 트였지만 사업 재조정 규모를 축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18조7000억원에 달하는 국민주택기금 대출금을 출자전환해 달라는 LH의 핵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등 정부 지원책이 LH가 필요로 하는 수준보다 낮아서다.

◆지자체 기반시설 요구도 선별조정

LH는 시급하지 않은 사업이나 법령에 근거가 없는 지자체의 요구 사업을 대거 중단하고 있다. LH는 양주시 시흥시 화성시 평택시 파주시 수원시 등 경기도 내 8개 지자체에 사업지구 내 기반시설 지원을 축소 또는 취소할 수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법적 근거도 없이 지자체의 기반시설 설치 요구를 무분별하게 수용해 LH의 부실이 커졌다"는 지난 4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받아들인 조치다.

감사원 감사 결과 지자체들은 LH가 시행하는 각종 개발사업에 기반시설 설치비용 4조7000억원을 떠넘겨 재정난을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예정에 없던 기반시설 비용이 추가되면서 ㎡당 495원에서 42만8299원의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했고,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입주자 부담도 커졌다는 지적이다.

LH는 도시기반시설을 첨단화해 주민생활 편의를 증대시키기 위한 U-시티 구축사업도 줄줄이 중단하고 있다. LH는 성남시를 포함해 경기도 내 9개 지자체에 최근 U-시티 구축사업 중단 또는 축소를 공식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LH의 'U-시티 사업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LH가 추진 중인 U-시티 사업은 총 26개 지구로 사업비는 1조2531억원에 달한다.

LH 관계자는 "사업이 중단된 지역의 지자체,국회의원,주민 등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 없이는 LH의 경영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이해 당사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