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업 재조정 급물살] 연기금·금융권 "LH 채권 사겠다"

채권 발행 내년초 재개
LH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LH 채권값이 오르는 등 자금조달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LH는 중단된 채권 발행을 내년 초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9일 채권시장에서 LH 채권금리는 1년 만기 등 단기채 위주로 이날 하루 10bp(1bp=0.01%포인트)씩 낮아졌다. 채권금리 하락은 채권값 상승을 뜻한다. 한 채권펀드 매니저는 "그동안 LH 채권을 회피했던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중장기 채권으로 확산될지가 시장의 관심"이라고 전했다. LH의 채권등급은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AAA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채권발행 때 적용되는 신용등급은 이보다 낮은 A등급 취급을 받았다. AAA급 채권과 LH의 채권금리의 차이는 전날 기준 25~26bp가량이다. 이 차이가 좁혀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LH 채권값 상승은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주기로 한 덕분이다. 300조원 이상의 자금을 굴리고 있는 국민연금은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주는 기관에 대해선 채권 발행사 자기자본의 80%까지 사들일 수 있다.

정부 손실 보전이 없으면 자기자본의 50%까지만 살 수 있다. 6월 말 기준 LH의 자기자본이 22조4000억원이므로 국민연금은 LH법 개정안 통과로 6조7200억원가량의 LH채권을 더 편입할 수 있게 됐다. 채권시장의 또 다른 큰손인 농협도 한도가 없어져 조합별로 자기자본까지 LH 채권을 매입할 수 있다. 보험사와 은행들이 정하고 있는 채권 위험가중치에서도 LH 채권은 차별을 받지 않게 된다. 은행들은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주지 않는 채권은 20%를 위험자산으로 분류한다. 예컨대 A은행이 LH 채권을 1000억원어치 샀다면 은행 내부 기준으로 이 중 200억원은 위험자산으로 빼놓는다. 보험사는 LH 채권에 위험가중치를 0.8% 적용했으나 이 또한 사라진다.

LH는 올해 20조원가량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7월 이후 중단돼 11조원 발행에 그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