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끝난 펀드도 임의처분 못한다

공정위, 금융위에 시정 요청
앞으로 계약기간이 종료된 펀드라 해도 금융투자회사가 펀드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금융투자회사가 사용하는 수익증권거래약관 장외파생상품거래약관 토지신탁약관 등을 심사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7개 약관,27개 조항이 약관법에 위배된다며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 수익증권통장 거래약관 가운데 펀드 등 수익증권저축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 고객이 인출하지 않으면 이를 금융투자회사가 필요한 경우 자의적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조항이 문제가 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수익증권의 가치는 기준가격 등락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인출을 언제 하느냐에 따라 펀드 가치가 달라진다. 따라서 금융투자사들이 계약이 종료된 뒤 이를 임의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고객에게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크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신탁이 종료된 뒤 고객이 해지를 요청하지 않으면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특정금전신탁 자유입출금관리형 계약서'의 조항도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탁계약이 연장된 뒤 중도에 해지하려면 신탁보수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발생한다"며 "계약을 자동 연장하기 전에 고객이 동의할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미리 알리고 언제까지 답해야 하는지를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