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현장을 가다] 미라콤아이앤씨, 기업SW 개발 '한우물'…IBMㆍ오라클과 경쟁


통합생산관리(MES ·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는 미라콤아이앤씨(대표 백원인)는 가장 어렵고 힘들다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한우물만 파왔다.

백원인 대표는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글로벌화'를 주문한다.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본사에 들어가면 세계지도가 펼쳐져 있는 것도 이 때문.백 대표는 "우리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어떤 공장도 운영 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1998년 말 설립한 이 회사는 2001년 MES 소프트웨어인 'MES 플러스'와 기업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소프트웨어인 '하이웨이101'을 출시한 이래 줄곧 선두를 지켜 왔다. 6개 제품군에서 11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도 제조 금융 유통 서비스 분야 등 다양하다. MES 플러스는 제품 주문부터 완성까지 관련된 모든 공정을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전사적 자원관리(ERP),공급망관리(SCM),고객관계관리(CRM),제품정보관리(PDM) 등을 포괄한다. EAI는 기업 내 각종 이(異)기종 시스템이 서로 호환되도록 통합해주는 미들웨어다. 지난해 1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2001년 주력 제품인 MES 플러스 출시와 더불어 세계 시장을 공략해 왔다. 중국 독일 미국 일본 등에서 진행된 국제입찰에서 IBM 오라클 SAP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 등 다국적 정보기술(IT)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하이에 현지법인 '미라콤차이나'를 설립했고 올해 중국 지린성에 연구 · 개발(R&D)센터를 열면서 중국 공략도 본격화했다. 백 대표는 "고도 성장기에 진입 중인 중국이야말로 MES 플러스를 확산하기에 최적의 시장이라고 생각해 그동안 진출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기술 경쟁력의 원천은 채용 방식과 철저한 학습에 있다. 백 대표는 "학력보다는 실무능력과 인내심이 강한 인재를 골라 뽑는다"며 "실력이 다소 부족해도 비전과 인내심이 있다면 교육으로 최고의 인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의 이런 신념 때문에 실무교육과 워크숍은 새벽 1~2시를 넘기기 일쑤다. 이 회사는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의 수행과제로 제조기업에 산재한 각종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통합하는 차세대 품질관리 설비엔지니어링 생산스케줄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과제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제조기업의 공정을 IT 기반으로 쉽게 통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이 회사는 또 현재 반도체 LED 태양광발전 분야에서 차세대 생산 시스템에 적용할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백 대표는 "세계적으로 반도체 생산 시설이 노후화돼 시스템 교체 수요가 향후 2~3년 동안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기업공개(IPO)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