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0.07초에 1350억원 날려

정전으로 반도체 공장 한때 멈춰
일본 도시바 반도체 공장에서 불과 0.07초간의 전압강하로 약 100억엔(1350억원)의 손실이 났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8일 아침 일본 주부전력 관내 미에(三重)현 공장 밀집지역인 욧카이치(四日市)시에서 전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면서 도시바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인근 공장들의 조업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 사고로 도시바는 반도체 생산라인이 정지됐다. 플래시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도시바는 최근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태블릿PC 수요 증가로 쉴 새 없이 공장을 가동해오던 터였다.

문제는 극히 짧은 시간 전력이 단절됐음에도 피해가 컸다는 점.전문가들은 전압이 20% 이상 낮아진 상태가 0.01초 이상 지속될 경우 라인 가동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고는 0.07초간 전압이 기준치보다 약 50% 이상 떨어지면서 일어났다. 전압강하가 반도체 생산라인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반도체 생산설비에 공급되는 전기에 문제가 생기면 작업이 순간적으로 멈춘다. 식각 중인 웨이퍼에 불순물이 들어갈 수도 있고 코팅용 필름이 굳어버릴 수도 있다. 0.07초는 순간 전압강하로는 비교적 긴 시간이다.

반도체 라인이 멈춰서면 라인 세척과 점검 등으로 재가동에도 시간이 걸린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반도체 시장분석기관인 VLSI의 댄 허치슨 연구원은 "갑자기 컴퓨터가 전원이 나갔을 때 재부팅에 시간이 걸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욧카이치 화력발전소의 스위치 결함이 전압강하 원인으로 파악됐지만 스위치 결함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도시바의 라인에는 전력 공급에 이상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설비가 있지만 이번 사고에는 작동하지 않았다. 도시바 관계자는 "예상 전압강하 범위를 넘어선 탓에 반응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