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잘못 시인하고 즉시 고쳐야 진정한 强者… 자신 견제할 시스템 필요

성공한 사람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도 성공의 요인을 좋은 습관에서 찾고 있습니다. 좋은 습관을 가졌다는 것은 나쁜 습관을 많이 고쳤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성공과 좋은 습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 공자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놓은 바 있습니다. 공자의 논어에서 말하는 성공의 지혜와 리더십,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인간은 성장하면서 크고 작은 습관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 중에는 좋은 습관도 있고 나쁜 습관도 있는데,강점이 약점이 되고 약점이 강점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부족한 부분을 갈고 닦으며 수련을 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공자는 덕을 쌓아 스스로 강해지는 '수덕자강(修德自强)'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라고 해서 잘못이 있으면 그 잘못을 고치는 데 망설여서는 안 된다고도 말합니다. 어렸을 적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옆에서 허물을 지적해주지만,성인이 되고 나면 진정한 충고를 받을 기회가 거의 없지요. 그래서 나이 들수록 허물을 고치기는 어려워지게 됩니다. 오죽하면 '상대방과 원수가 되고 싶으면 자주 충고하라'는 말까지 나왔겠습니까. 남들이 자신에게 하는 비판이나 지적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고칠 수만 있다면 성공은 보증수표나 다름없습니다. 존경받는 인물이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요.

허물을 고치려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존경받다가 나중에 추락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산에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인간은 성취욕이 높아지면 교만심도 함께 높아집니다.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총리로서 큰 업적을 남긴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는 지도자로 성공하려면 세 사람의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한 사람은 높은 경지의 종교인,한 사람은 경륜 있는 언론인,마지막 한 사람은 고명한 의사를 꼽았습니다. 그도 장관 시절엔 구설수가 많았지만 마음을 다지고 겸손한 자세로 노력한 끝에 7년 뒤 총리로 화려하게 등극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총리가 되자마자 관용과 인내의 기치를 내걸고 반대세력들을 포용해 나가기도 했죠.그가 말한 이 세 부류의 친구들이 어떤 영향을 줬을까요. 존경받는 종교인은 번잡한 세상사에서 한 걸음 물러나 세상을 관조하고,사심 없이 일처리를 할 수 있는 마음을 얻게 해줬습니다. 경륜 있는 언론인을 통해서는 형식적인 관청 보고와는 달리 가공되지 않은 여론을 듣고 기민한 대응이 가능했고,좋은 의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빈틈없이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세 친구가 허물을 진단하고 감싸주면서 총리를 보좌했기에,적절한 시점에서 물러나 일본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역사에 남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허물을 고칠 수 있다면 고쳐보고,그것이 어렵다면 주위에 진솔하게 부족한 점을 지적해 달라고 부탁하는 용기를 가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이기에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솔직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그 대상은 부모,선생님,선 · 후배,친구,배우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은 자신이 전부 갖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니 자신의 단점까지도 사랑을 갖고 지적해줄 수 있도록 인생의 코치인 멘토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진정한 용기는 잘못이 있을 때 시인하고 즉시 고치는 데 있으며,어떤 형태로든 '과즉물탄개'의 태도가 습관화될 때 참된 성공과 성숙한 인품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다듬어가며 불혹(不惑)과 지천명(知天命)의 시절을 지나게 됩니다. 공자는 73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하기 전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며 10년 단위로 인격의 발전단계를 정리,역사에 남는 삶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30세에 확고한 위치에 설 수 있었고,40세에는 미혹되지 않았고,50세에는 하늘의 소명을 알았고,60세에는 귀가 순해졌고,70세에는 마음이 원하는 대로 따라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는 것이죠.

인생을 6단계로 구분한 공자의 이 가르침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내용입니다. 특히 마흔을 불혹,쉰을 지천명,예순을 이순(耳順),일흔을 불유구(不踰矩)의 나이로 표현한 것은 중년 이후의 남자들에게 익숙한 표현입니다. 그래서인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공자의 인생 구분에 공감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공자 같은 성인이나 가능한 일이지 범인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60,70세가 되어도 불혹의 단계를 뛰어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노욕이 생겨 유혹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라더군요. 불혹의 문턱을 넘지 못하다 보니 나이가 들어도 다음 단계로의 진입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더욱이 요즘은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같은 고용불안으로 생존을 위한 40대의 몸부림이 불혹의 경지를 한층 어렵게 만들고 있지요.

40대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유혹의 본질은 기본과 원칙을 벗어나려는 데서 생깁니다. 결과지상주의에 익숙한 나머지 과정을 생략하려는 욕구가 수시로 밀려오기 때문이죠.투명성과 윤리성이 리더십의 소중한 덕목으로 강조되는 이유도 불혹의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혹을 극복할 수 있는 보다 확고한 방법은 지천명을 깨닫는 것입니다. 모든 세상사에 하늘의 뜻이 있음을 안다면 불혹도 이순의 경지도 가능하리라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50세가 되기 전에 알 수 있다면 좋은 것이 지천명입니다. 자신의 사명과 세상사의 이치를 일찍 터득할수록 불혹의 단계가 공고해지는 까닭이죠.

경제학에 '후발자의 이점(latecomer's advantage)'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공자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단계를 압축하고 지름길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명을 깨달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지천명의 단계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60세가 되어서도 천명을 깨닫지 못하면 불혹의 문턱에서 머뭇거릴 수밖에 없겠죠.또 자신의 사명을 깨달으면 남의 말이 역겹게 들리지 않아 이순의 경지에도 이를 수 있습니다. 나아가 마음이 내키는 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는 불유구의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공자가 설파한 인생 가이드라인 6단계는 한번 도달했다고 해서 졸업하는 불변의 개념은 아닙니다. 보통 사람들은 시지프스 신화처럼 하루에도 끊임없이 6단계를 오르내리는 가변적인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영자 여러분,오늘 공자가 제시한 인생 6단계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지 한번쯤 고민해보면 어떨까요. 사람은 각자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집니다. 나름대로 우선순위를 정해보면 논어를 읽는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