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통큰치킨 효과' 단 하루?…"애초 기대치 높지 않아"

롯데마트가 '통큰 치킨' 판매를 중단한다는 소식에 하림 주가가 약세다.

13일 오전 11시10분 현재 하림은 전날 대비 50원(1.10%) 내린 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마트 치킨에 하림 계열사 올품이 재료를 공급한다는 소식에 지난 9일 4.57% 급등했던 상승폭을 일부 내어주고 있는 것이다.이날 롯데마트는 지난 9일부터 전국 82개 지점에서 판매해 온 5000원짜리 치킨을 오는 16일부터 판매중단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기업이 영세 상인의 상권을 침해했다는 논란 속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치킨 판매를 부당염매 행위로 신고하기로 하는 등 반발이 거세자 일주일 만에 판매를 접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통큰 치킨'에 대한 기대치는 애초 높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하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란 분석이다.이정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주가가 급등한 것은 오로지 '통큰 치킨' 판매효과 때문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에 대체재로 분류되는 닭고기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한 것이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기존에 있었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생겼다 사라진 것이 아닌 '통큰 치킨'은 갑자기 발생했었던 이슈"라며 "그만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롯데마트가 통큰 치킨 판매를 시작했을 당시 지역 상권과의 문제 등 여러가지 우려섞인 시각이 있었기 때문에 주가에 관련 모멘텀(상승 동력)이 모두 반영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이 밖에 하림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리스크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간 최대 약점이었던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소식도 '학습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 "구제역 발생에도 관련주가가 크기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조류인플루엔자 발생도 하림 등 닭고기 관련주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학습 효과가 어느 정도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살처분을 할 경우 정부에서 보상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업체 실적이 크게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라며 "닭고기 소비량이 계속늘어나고 육계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점을 투자포인트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이 연구원도 "양계업이 대형 업체 위주로 재편되면서 닭고기가격이 지속적으로 안정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지주사 전환에 따라 지분법 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