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합작 통해 베트남 진출 결정

신세계가 성장 한계에 직면한 중국시장 이후 진출 최우선국으로 베트남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현지 관련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최대 도시 호찌민을 잇따라 방문해 'Big C,'Metro,' 등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유통업체 매장 등을 둘러보고 현지 유통업계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정 부회장은 특히 베트남의 스테인리스 제조업체로 하노이와 호찌민시 신도시 건설 예정지에 많은 부지를 확보한 선하그룹과 함께 할인점 이마트 진출 협력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이 회동에서 선하그룹측은 100% 자체 자본으로 하노이 시 팜반동거리에 있는 부지에 할인점을 내년 중으로 개점하고, 신세계측에 위탁운영을 요청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양사는 또 빠르면 내년 1월 중으로 이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하고 곧이어 합작사설립계약도 추진하기로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신세계측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해외 유통업체가 베트남 진출 이후 매장을 추가 개점하기 위해서는 국내 경쟁업체들에 대한 영향 등을 평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ENT' 규정을 사실상 우회할 수 있어 단기간에 다점포화전략이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소식통은 순수 베트남 기업인 선하그룹측이 자기자본으로 1호점을 개점한 뒤, 2호점부터는 신세계측과의 합작 방식을 통해 단기간에 여러 매장을 열 수 있다는 이점도 작용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추가 매장 개점에 2∼3년이 걸리는 '인허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에 진출해 현재 28개 매장을 운영 중인 이마트가 고전하고 있는 것은 매장을 임대하는 바람에 채산성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면서 "선하그룹의 경우 하동, 낀장, 반푸 등 하노이 신도시 지역과 인근 박닌성 등 6곳의 해당부지를 싸게 확보한데다 매장 설립을 위한 상업부지사용허가도 관할당국으로부터 3∼4개월 뒤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신세계측은 선하측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매장 건립 부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데다 단기간에 다점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이미 호찌민에 두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마트보다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지 유통업계의 관측"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신세계는 정 부회장의 최근 방문에 앞서 허인철 부사장이 이끄는 실사팀이 현지에 들어와 여러가지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지난달 서울 G20 서울정상회의 기간 열린 베트남 투자설명회에도 선하그룹측 최고경영자가 참석해 신세계측과 접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의 성장 잠재성은 잘 알고 있지만 인허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진출에 주저해온 정 부회장이 이번 방문으로 진출을 최종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선하그룹 대표단이 곧 한국에 입국해 정 부회장의 안내로 이마트 매장과 여주 첼시 매장 등을 둘러본 뒤, 구체적인 협상을 할 것으로 안다"면서 "협상이 제대로 되면 신세계는 내년 중으로 하노이를 중심으로 매장을 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본금 130억원의 선하그룹은 매출순위로 베트남 내 기업순위 200위에 불과하지만 최근 증자를 통해 500억원의 추가자금을 확보했으며, 현지에서는 몇 안되는 투명경영 모범기업 가운데 하나로 전해졌다. 현재 베트남에는 'Big C,' 'Metro', 롯데마트 등 외국계 유통업체들이 진출해 연간 20%가 넘는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