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투명성 강화…CDS 거래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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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시장 규모 30조달러부도위험을 막아주는 파생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 규모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7년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은 국제결제은행(BIS) 발표를 인용,지난 6월 말 기준 채권과 대출 등의 부도위험을 막아주는 신용파생상품의 명목 시장 규모가 30조달러로 2007년 말 60조달러의 50%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통화당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BIS는 분기마다 파생상품 거래 규모를 발표한다. 이처럼 파생상품 거래가 감소한 것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금융감독 당국이 CDS 거래에 대한 투명성 규정을 강화한 데 따른 결과다. 금융 시스템 위기를 막기 위해 거래 상대방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면 그때그때 청산소에서 거래를 해소하도록 규제를 도입한 것이 거래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고 파생상품의 표준화가 진행되면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더 축소될 것이란 게 BIS 측 설명이다.
파생상품 계약 기간도 짧아지는 추세다. BIS는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인 거래 비중이 발행잔액 기준으로 10%로,2007년의 5%에 비해 높아졌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이 5년 이상인 거래 비중은 2007년 40%에서 최근에는 20% 수준으로 낮아졌다.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줄고 있지만 월가 대형금융사들이 파생상품 청산소 운영과 관련한 정보를 독식하면서 경쟁을 제한하고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청산소(ICE) 운영을 주도하는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9개 월가 금융사들이 파생상품 거래 가격 및 규모 등을 공개하지 않은 채 여전히 막대한 거래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월가 은행들은 2500만달러 규모의 부도를 막기 위한 파생상품 거래를 하면서 2만5000달러 정도의 수수료 수입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과 채권을 거래할 때는 거래 가격과 수수료가 정확히 알려지는 데 반해 파생상품 거래 정보는 비밀에 부쳐지면서 고객들이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증권거래소와 같은 공개된 시장이 없어 고객들은 월가 금융사에 파생상품 거래를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 신용부도스와프(CDS)
credit default swap.채권 등 자산의 가치를 감소시키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손실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보전해주는 파생상품.CDS 거래시 채권보유자는 금융회사에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를 내는데 이를 CDS 가산금리라고 한다. 해당 금융회사는 채권이 부도날 때 원리금을 대신 갚아준다. CDS 가산금리는 채권 발행사의 부도 위험이 클수록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