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탈환] MB가 장담했던 3000도 갈까?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3년여만에 넘어서면서 시장의 관심은 3년전 이맘때로 쏠리고 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에 "집권하면 2008년 코스피지수 3000 돌파, 임기 내 5000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 놓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이었던 2007년 연말 당시 코스피지수는 펀드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2000선을 돌파하고 3000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확대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시 역시 동반 폭락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터치하고 2008년 10월 딱 1년만에 반토막 이하로 내려앉았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돈의 힘'을 빌어 2000선을 회복하면서 다시 3000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내년 코스피지수의 3000 돌파는 힘들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23개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상단 최저치는 2250, 최고치는 2800이다. 사실상 코스피 3000 돌파를 예상하는 증권사는 없는 셈이다.

코스피지수가 내년 3000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이끌만한 획기적인 모멘텀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증권은 이날 내년 코스피지수가 3000선에 도달하려면 금융업종의 강세가 지속되야 한다는 분석을 내 놨다.이 증권사 윤지호 투자분석팀장은 "코스피지수가 2700~3000까지 갈 것이라는 낙관론에는 2004~2005년 주가사이클의 재현 기대감이 깔려 있다"며 "이익, 경기, 주가 사이클 세가지 모두 2010~2011년과의 유사점이 발견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이익과 경기의 질적 차이"라고 지적했다.

2004~2005년과의 유사성이 코스피의 상방향을 이끌겠지만 이익과 경기의 질적차이가 코스피 레벨을 2005년의 상승폭에는 미치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내년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정상화되면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고 더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된다면 2008년의 유가 급등과 같은 부정적인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윤 팀장은 진단했다.그는 "내년 코스피지수가 2700~3000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금융(은행)이 올라가는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며 "금융이 올라가는 시나리오는 레버리지의 시대에 진입해야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화증권은 내년 코스피 하단은 1860, 상단은 2343으로 제시하고 있고 상반기까지 낙관적 전망에 베팅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미 경기 정상화 수준이 확인되는 하반기에는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