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뺨치는 과외강좌 200개…취업명문 비결"

교과부 선정 '잘 가르치는 대학' 건양대 김희수 총장
"총장이 직접 앞에 나서 내 자식처럼 학생들을 챙기면 안되는 일이 없습니다. 자식을 실력 있는 사회인으로 키우기 위해 총장이 교수들을 혹독하게 평가하고, 교수들은 학생들이 눈물을 쏙 뺄 정도로 공부시켜온 게 단기간에 신흥 취업 명문으로 부상하게 된 비결입니다. "

김희수 건양대 총장(84 · 사진)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개교한 지 20년도 안되고 학생 수도 8000여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지만 올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뽑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과부는 200여개에 가까운 4년제 대학 중 11개 대학에 이 같은 영예를 주었다. 충남 논산에 자리한 건양대는 다양한 취업교육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인재들을 길러내는 '아웃 풋'이 강한 학교로 유명하다. 김 총장은 "각종 취업률 조사에서 해마다 전국 1,2위를 다툴 정도로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자리잡았다"고 자랑했다.

국내 최대 안과전문병원인 김안과병원 설립자이기도 한 김 총장은 매일 새벽 3시반이면 일어나 병원을 둘러보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강의실 실험실 등 학교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매년 신입생 및 졸업생 전원을 대상으로 1 대 1 면담을 실시하고,시험 때가 되면 어김없이 빵을 사들고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학생들을 격려한다. 김 총장은 "조금은 실력이 부족한 학생을 뽑아 어디에 내놓더라도 빠지지 않는 인재로 키워내는 게 진정한 교육 아니겠느냐"며 "'명품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총장과 교수,교직원이 뭉쳐 짧은 기간 안에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데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내년부터 취업 설계와 진로 선택을 위해 '동기유발학기'를 신설,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입학과 동시에 4주간 특별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장학금도 다양하다. 극기훈련을 받은 학생에게 주는 '극기장학금',학점이 전 학기에 비해 월등하게 높아진 학생들에게 주는 '학점 장학금'과 '금연 장학금''다이어트 장학금' 등이 있다. 건양대가 '취업의 강자'가 된 데는 전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한 방과후 학습인 '건양파워프로그램(Konyang Power Program)'이 큰 역할을 했다. 학생들은 정규 수업을 마친 뒤 오후 5시부터 7시30분까지 KPP 전담건물인 인재개발센터에서 어학 및 각종 자격증 수업, 취업강좌 등 학과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이수한다. 김 총장은 "취업을 위한 '과외공부'격인 KPP에는 학기당 200여개 강좌가 개설돼 전문학원을 방불케 한다"고 소개했다.

건양대는 이와 함께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기초학력 증진실 운영,재학생과 졸업생이 한 팀을 이룬 다음 평생지도교수가 끝까지 책임을 맡아 지도하는 평생패밀리제 등 새로운 제도를 잇달아 시도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김 총장은 1950년 세브란스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안과대학원을 수료했고,1990년 건양대를 설립한 뒤 2001년부터 총장직을 맡아 왔다.논산=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