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동성 채권서 주식으로…당분간 상승 지속"

리서치센터장이 내다 본 '2000시대 투자전략'
"내년 코스피 2300~2450 갈 것"
유망주는 IT·금융·건설 꼽아
기업이익 모멘텀 회복이 변수
코스피지수가 37개월 만에 2000선을 돌파한 14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다소 굴곡은 있겠지만 꾸준히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추가 긴축,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등의 리스크 요인이 있지만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증시로 꾸준히 유입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연말까지 2000선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향후 투자전략과 관련해선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정보기술(IT)과 금융주에 주목하라고 입을 모았다.
◆"유동성 랠리 계속될 것"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04.42포인트(5.48%) 상승했다. 2000선이란 지수 수준도 부담스러울 만하다. 리서치센터장들은 그러나 최근 상승 추세가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내년 코스피지수 고점을 2300~2450으로 제시했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뮤추얼펀드 동향을 보면 채권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났고,국내 자금의 이동 방향 역시 채권에서 주식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과거 10년간 평균치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로 여전히 선진국 대비 25% 정도 디스카운트된 상태"라며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향후 밸류에이션(펀더멘털 대비 주가 수준)의 정상화 과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기 위한 조건으로 △외국인 매수 지속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 회복 외에도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꼽았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 시행으로 내년 4월께까지는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이후에도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주식형펀드로 개인 자금이 몰리면서 투신권이 주식 매수에 가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IT · 금융 · 건설 트로이카 주목

리서치센터장들은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내놨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에 소비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여타 경기지표들도 호전된 모습을 보이면 연내 2000선 안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이라는 상징적인 숫자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중국의 추가 긴축 우려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시적인 조정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대부분 센터장들은 유망 업종으로 IT와 금융주를 꼽았다. 유 센터장은 "IT와 은행업종은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며 회복 기대가 조성되고 있다"며 "특히 두 업종의 주가는 턴어라운드 초기 국면에 주가가 강하게 오르는 경향이 있어 지금부터 관심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도 "반도체와 은행은 내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는 데다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재평가될 경우 수혜폭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건설주와 증권주 역시 유망 업종으로 지목됐다. 양 센터장은 "저금리 상태가 내년에도 지속되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 증권주와 건설주가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동윤/박민제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