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년 경제 섣불리 낙관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내년에 5% 내외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경기회복 흐름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게 관리하겠다는 내용의 2011년 경제정책운용방향을 내놨다. 한국은행, KDI, IMF 등 국내외 주요기관들이 내다 본 내년 경제성장률이 4%대 초 · 중반 수준이고 민간경제연구소 중에는 3%대를 전망하는 곳도 있고 보면 정부가 낙관적인 기대를 깔고 내년 경제운용정책을 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널려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대외적으로 침체된 선진국 경기, 성장속도가 빠른 신흥국의 자산 버블과 경기변동이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특히 중국 경제 동향이 큰 변수다. 남유럽 재정위기와 국제금융시장 불안, 국제원자재값 상승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대내적으로는 경기선행지수 하락세 등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바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하고, 북한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예산의 50~60%를 상반기에 집행할 것을 지시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때문일 것이다. 정부 예상대로 내년에 우리 경제가 5%대의 성장을 시현한다고 해도 물가불안이 걱정이다. 지난 10월 중 4%대까지 급등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월 들어 3%대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경기회복과 함께 국제원자재 가격 강세, 임금 및 서비스 요금 상승 등으로 물가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는 만큼 만전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물가안정 속에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이는 단기적인 경기관리나 물가 안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성장잠재력을 확충, 추락하는 잠재성장률부터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근본적 대책이다. 그런 점에서 중점 정책과제 중 특히 중요한 것은 내수기반 강화와 신성장동력 창출이다. 정부는 서비스산업 선진화, 녹색성장과 신성장동력 확충, R&D 투자 확대 및 효율화, 청년 · 여성 ·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 촉진, 기업환경 개선을 통한 투자촉진 등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