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금융 민영화 이번에도 무산시킬 건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계획이 또다시 차질을 빚게 됐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온 우리금융 자체 2개 컨소시엄이 예비입찰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민영화 작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사주조합이 주축이 된 우리사랑컨소시엄과 고객 4000여명으로 구성된 W컨소시엄은 13일 "최종입찰 때까지 인수자문과 실사 비용을 부담하면서 매각 절차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예비입찰 불참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의 입찰 포기는 정부의 경영권 프리미엄 요구 때문으로 보인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 보유지분(56.97%)의 절반 이상을 사겠다는 입찰자가 두 곳 이상 나오는 유효경쟁이 이뤄져야 하고, 동시에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10%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도 받아야 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컨소시엄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면서까지 지분을 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차라리 시장에서 우리금융 주식을 사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다.정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이유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민영화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더라도 현 시점에서 정부가 경영권 프리미엄에 집착한다면 이는 사실상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없는 것으로 들린다. 정부가 혹시라도 외환은행처럼 저가 매각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하는지 모르지만,이로 인해 민영화가 지연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무책임한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적자금 회수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우리금융의 조기 민영화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관련 작업을 신속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민영화가 10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잦은 지배구조 변경과 경영진 교체, 정부 측의 입김 등으로 우리금융이 얼마나 몸살을 앓아왔는지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국내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서도 우리금융 민영화는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