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뜬 별' … 이재오ㆍ임태희, 與 투톱으로 부상

나경원ㆍ오세훈ㆍ김문수도 두각 … 野선 손학규ㆍ親盧 3인방 부활
김태호ㆍ유명환 등은 낙마

2010년은 세종시 논란과 지방선거,북한의 연평도 공격 등 굵직한 현안만큼이나 정치인의 부침이 심했다.

올해 최고의 '뜬별'로는 단연 이재오 특임장관을 꼽을 수 있다. 이 장관은 지난 7월 재선거에서 '나홀로 유세'를 통해 당선됐다. 여권 2인자로의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그는 곧바로 특임장관에 임명돼 이 정권 최고의 실세임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당내에서는 구심점을 잃었던 한나라당 친이계를 결집시키며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도 올해는 잊지 못할 한 해였다.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노동계 최대 현안이었던 타임오프 문제를 푼 데 이어 대통령실장으로 발탁,이명박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확인시켜줬다. 경제통인 임 실장은 청와대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정무적 기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특유의 대중성을 바탕으로 '스타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권 주류의 권유로 뒤늦게 경선에 참가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승리한 뒤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본선에서 선전을 펼쳤고 당 대표 경선에서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흔들림 없는 정치권 최대 뉴스메이커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사실상 폐기시키며 건재를 과시했고,이 대통령과의 화해를 통해 차기 대권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김문수 경기지사도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는 등 성공적인 한 해였다. 야권에서는 '야인'에서 '당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가장 눈에 띈다. 원외에 있으면서도 각종 선거 지원유세를 통해 존재감을 알린 손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고 당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차기 경쟁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년을 통해 친노진영 인사들도 화려하게 복귀했다. 김두관 경남지사와 이광재 강원지사,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신(新)노풍(盧風)'을 일으키며 부활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각종 민감한 현안을 대화로 풀어가며 '여의도 정치'를 부활시켰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새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국회 폭력으로 빛이 바랬다.

올해 고전한 정치인 및 관료도 적지 않았다. 총리후보로 지명되면서 차기 여권 유력주자로 부상했다가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했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대표적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장수 장관'에서 하루아침에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당내 물밑 조율과 자원외교에 역량을 집중하며 현실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모양새였다.

구동회/홍영식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