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컨船 10척…STX 20척…조선업계, 연말 뜨거운 수주랠리

대우조선은 말聯에 군함 5척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연말에도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소들은 최근 대규모 선박 건조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킨 데 힘입어 이미 연초에 세웠던 수주 목표를 대부분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14일 독일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하팍로이드사로부터 1만31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했다. 수주액은 총 14억5000만달러(한화 1조6500억원)다. 컨테이너선 10척 중 4척은 신규 수주이며,6척은 이미 수주한 배의 규모를 확대하기로 재계약을 맺은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중 중동 지역에서 8억달러 규모의 해양 플랫폼 건설 공사도 따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날 말레이시아 정부와 훈련함 2척과 지원함 3척 등 총 5척의 군함에 대한 건조계약(9억6500만달러,한화 1조1000억원)을 맺었다. 옥포조선소에서 선박 건조용 블록을 만들어 말레이시아 현지 조선소에서 함정을 최종 조립할 계획이다. 남상태 사장은 "이번 계약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본격적인 함정 수출의 길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이르면 이달 안에 12억달러 규모의 고정식 생산설비 건조 계약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 AP몰러머스크로부터 총 4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도 눈앞에 두고 있다.

STX그룹 조선부문도 수주행진에 동참했다. STX조선해양과 STX다롄은 이날 STX팬오션으로부터 5만7000t급 펄프운반선 20척을 총 9억1200만달러(한화 1조400억원)에 수주했다. STX유럽은 조만간 대형 크루즈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따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노르웨이 시드릴사로부터 원유 시추 선박인 드릴십 2척을 10억8000만달러에 수주한 삼성중공업도 이르면 이달 안에 추가 드릴십 건조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크루즈선사인 유토피아사가 발주한 11억달러 규모의 크루즈선 건조 본계약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연말 수주 행진 덕에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모두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컨테이너선 수주를 포함해 올 들어 조선 및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총 80척(현대삼호중공업 포함),106억달러를 수주했다. 연말까지 해양설비 등 추가 수주 계약이 예정돼 있어 연초 목표인 120억달러를 무난히 맞출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이미 연초에 세운 수주 목표를 채웠다. 두 회사의 수주 목표는 각각 80억달러,100억달러였다. STX 조선부문은 올 들어 총 90억달러(121척) 규모의 선박을 수주해 목표인 100억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조선 시황은 올해보다 더 나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선박금융이 다시 살아나고 해양 설비 발주가 늘 것으로 예상돼서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내년엔 선박금융이 회복되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해양설비 발주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