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35% 풀린다] 파주ㆍ광주ㆍ양주 등 경기지역 집중 해제…거래 활성화 기대

개발사업 완료ㆍ휴전선 접경지, 중첩 규제지역 위주 해제
서울 뉴타운·재개발 일부 구역 지분거래 숨통 트일 듯

14일 오후 1시 경기 파주시 문산읍 선유리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주말부터 이어진 강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풍경이지만 중개업소 안에는 중개업자와 지역 주민들로 붐볐다. 국토해양부가 이날 전국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약 35%를 전격 해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

전국 시 · 군 · 구 중에서 가장 많은 469㎢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돼 거래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선유리 문산공인중개사 김천성 대표는 "문산 일대 토지는 서울 일산 등 외지인들이 투자하고 있다"며 "거래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반겼다. 인근 복덩이공인 관계자도 "2002년 12월부터 8년째 토지거래가 묶여 있던 데다 최근에는 연평도 포격으로 토지시장이 얼어 붙었다"며 "가격이 많이 떨어져 이번 해제가 상당한 거래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제지역 수도권에 몰려

전국 토지거래허가 해제지 중 수도권이 약 90%를 차지한 가운데 수도권에서도 서북부와 남부에 몰렸다. 파주를 비롯 김포(177.26㎢) 고양(131.63㎢) 등에 집중됐다. 남부인 광주(306.25㎢) 평택(170.76㎢) 화성(102.75㎢) 등도 많이 포함됐다. 이곳은 서울과 가깝고 신도시 택지지구가 많이 개발돼 교통여건과 도시기반시설이 상당 수준 들어서 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토지보상을 실시하지 않은 사업지구의 개발을 순연할 움직임이지만 시가화 예정용지 등 도시 인근 개발압력이 큰 땅에는 매수세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평택시 세교동 풍진공인의 김진구 중개사는 "평택지역 토지 시세가 3.3㎡당 50만~60만원인데 시행사들이 개발하려고 산 땅들은 200만원을 호가한다"며 "15일 해제 고시에 정확히 몇 번지가 포함됐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거래 활성화도 기대

해제지 인근 중개인들은 최근 토지시장 침체로 가격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호재라고 전했다. 파주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민통선 안쪽 전답은 위치에 따라 3.3㎡당 10만~15만원에 시세가 형성되다 올초 6만~10만원까지 떨어졌다"며 가격 메리트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김포시 풍무동 김포제일공인 정순옥씨는 "김포한강신도시 개발로 주택공급이 많았지만 이번 허가구역 해제로 주택거래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타운 및 재개발구역이 많은 서울시내 해제지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릉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뉴타운이나 재개발 투자에 가장 큰 걸림돌이 토지거래허가였다"며 "해제지 내 주택지분에 매수세가 붙어 한동안 썰렁했던 지분거래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내다봤다.

◆용도별 이용 의무 해제돼

국토부는 수도권 녹지 · 비도시지역의 개발 · 보상이 끝난 곳과 국 · 공유지,중첩 규제 지역,휴전선 접경지역 등을 중심으로 풀었다고 설명했다. 해제된 지역에서는 앞으로 시 · 군 · 구의 허가가 없어도 토지 거래가 가능하고 종전 허가를 받아 취득한 토지도 허가 목적대로 이용할 의무가 사라진다.장규호/이승우/성선화 기자 danielc@hankyung.com


◆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가 성행하거나 값이 급등, 또는 그럴 우려가 있어 거래를 제한하기 위해 지정하는 지역.주거 상업 공업 녹지 농지 임야 등 용도별로 일정 규모 이상 거래할 때엔 시 · 군 ·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현지에 주소를 둔 실수요자만 토지를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