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2000대 안착 기대

[0730]국내 증시가 2000대에 안착할 지 주목된다.전문가들은 유동성이나 기업 밸류에이션(가치)을 감안할 때 상승세를 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12.46포인트(0.62%) 오른 2009.05에 거래를 마쳤다.종가 기준 2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7년 말 이후 37개월 만이다.유가증권 시가총액은 약 1117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외국인이 최근 한달간 최대 수준인 546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기관은 1574억원,개인은 1204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최근 오름세가 두드러졌던 전기전자(-0.07%)와 금융(-0.02%) 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운송장비 업종이 3.76% 치솟았다.현대중공업(8.49%),삼성중공업(5.59%) 등 조선주가 업황 개선 기대로 급등했다.

지금까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 극복 과정이었다면,이제부터는 한국의 높아진 경쟁력에 기반한 ‘재평가(리레이팅)’ 국면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많다.정진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 수준으로 중국이나 일본 등과 비교해 최하위권” 이라며 “2007년 11월 고점 당시 13.4배였던 것과 비교해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과거 수준보다 떨어진 기업가치의 격차를 메우는 것만으로도 국내 증시의 강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2000선 돌파로 시장이 숨고르기를 한다면 매수 기회로 접근하는 게 좋다” 며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시장 상승세에 과감히 편승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업종별로는 내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은행과 정보기술(IT) 주가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미 FRB가 2차 양적완화 규모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힌 것도 호재다.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의 일등 공신인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이 당분간 이어질 것” 이라며 “미국의 주식형 펀드로 최근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증시의 수급 상황을 밝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심리적 부담은 감안해야 한다.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 미흡한 가운데 유럽지역 재정적자 문제 등 리스크 요인도 아직 상존한다” 며 “코스피지수가 단기 과열권에 진입하면서 이전보다 지수의 상승 탄력이 떨어지거나 2000선 안착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불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변곡점에 서있는 만큼 업종이나 종목별 순환매가 좀더 빨라질 가능성도 거론된다.박 연구원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던 IT주에 기관의 매도세가 집중되고 조선주를 중심으로 한 운수장비 업종이 급등한 것이 대표적” 이라며 “금융주 가운데 은행과 증권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보험업종의 오름세가 눈에 띄는 등 주도 업종 안에서도 순환매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IT와 금융에 이어 순환매 차원에서 운수장비와 관련 중소형주,기계와 화학업종을 비롯한 중국 관련주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우리투자증권은 견조한 해운업황을 반영해 한진해운을 신규 추천 종목에 올렸다.삼성증권은 중국 굴삭기 시장에서 선전이 기대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고려아연 등을 새로 추천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