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2011년 강세장을 믿는다면…"대장주 보다 2등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강세장에서도 2등주의 반란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자동차와 항공, 통신, 철강금속 등 대다수 업종에서 1등주보다 2등주의 주가 상승률이 더 가팔랐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자동차 업종 대표주자인 현대차의 경우 지난 14일(종가기준) 현재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52.9%에 달했지만 2등주인 기아차만큼 가속 페달을 밟지는 못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146.6% 상승하며 현대차 대비 3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거둬들였다.

김병국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현대차가 해외 시장 개척에 따른 프리미엄을 받았다면 지난해부터는 기아차의 해외 모멘텀(상승 동력)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이제 기아차는 현대차와 동시 비교가 가능한 수준까지 판매량과 질적 개선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현대차와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갭이 기존 20%에서 10%로 축소됨에 따라 내년 기아차의 주가도 현대차 수준까지 눈을 높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아시아나항공의 주가 상승률도 대한항공의 상승률을 압도했다. 대한항공이 연초 대비 31.1% 상승하는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170.7% 오르며 훨씬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은 지난해 감자와 증자 이슈로 오르지 못했던 부분이 한꺼번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대한항공은 대규모 항공기 투자로 현금흐름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과 철강금속 업종도 마찬가지다. KT(170.8%)는 통신업종 대장주인 SK텔레콤(3.2%)을 시가총액 면에서 바짝 추격했고, 포스코가 21.9% 하락하는 사이 2위 업체인 현대제철은 25.7% 상승했다.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 업종에 대해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면 SK텔레콤이 현재 1등주이지만 KT가 나란히 어깨를 견줄 정도로 1등주를 따지는 것이 힘들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스마트폰과 B2B(기업대 기업) 등에 힘입어 통신 업황이 좋기 때문에 두 업체 모두 전망이 밝다"면서도 "국내 기관들의 경우 KT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 SK텔레콤에 비해 KT 주가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같은 '2등주의 반란'은 내년 강세장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호전되고 유동성이 풍부할 경우 1등주보다 2등주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더 높아진다"며 "1등주보다 2등주의 베타가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등주가 1등주에 비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간 주가 조정은 염두에 둬야한다"면서도 "이를 감안한다면 내년에도 좋은 투자처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