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체감경기 싸늘…단칸지수 7분기만에 꺾여

엔高로 수출기업 실적 악화
일본의 대표적 기업 체감경기 지표인 단칸(短觀)지수가 7분기(1년9개월) 만에 하락했다. 최근 엔화 강세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은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 4분기(10~12월) 단칸지수가 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3분기 8에서 떨어진 것으로 6분기 동안 지속된 상승세가 꺾였다. 단칸지수가 하락한 것은 일본 정부의 에코포인트제(친환경 가전제품을 사면 현금 일부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것) 등 경기부양책이 지난달 종료된 데다 엔고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고노 류타로 BNP파리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경기가 소강 상태로 접어든 것은 주로 엔화 강세로 인한 수출 증가세 둔화와 경기부양 프로그램 만료에 기인한 것"이라며 "내수가 활성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내년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단칸지수가 하락세로 반전됨에 따라 일본은행이 추가적으로 양적완화를 해야 한다는 압력이 더욱 커지게 됐다. 일본의 10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2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실업률 역시 높아졌고,수출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데다 엔화 가치도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경기가 갑자기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은행은 "세계경제의 회복 기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신흥국의 성장률도 여전히 높아 일본 경제는 일정 기간 둔화 현상을 보이다가 다시 완만한 회복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 단칸(短觀)지수

한국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비슷한 것으로 일본은행이 경기 상황과 전망에 대해 1만여개 기업에 직접 설문조사한 결과를 집계한 수치다. 지수가 플러스일 경우 부정적 전망보다 긍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