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78분짜리 영화 ‘카페 느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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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 정성일의 연출과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돼 관객들의 큰 관심을 모은 영화 ‘카페 느와르’가 제작 2년 만에 개봉한다.
‘카페 느와르’는 운명적으로 사랑한 여인과 헤어진 남자, 그리고 그를 둘러싼 5명의 여인에 관한 이야기로, 신하균 정유미 문정희 요조(신수진) 김혜나 정인선 등이 출연한다. 15일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영화 ‘카페 느와르’ 기자간담회에서 사회를 맡은 제작사 관계자는 “3시간 18분짜리 영화는 ‘반지의 제왕’ 이후 처음이다”라면서 “드디어 개봉하게 됐다”라고 감회의 소감을 밝혔다.
정성일 감독은 “2시간 78분 동안 앉아서 봐줘서 감사하다”면서 “영화가 만들어지고 2년간 기다려준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정확히 2년 전에 3회차를 찍던 날이었는데 2년 후에 앉아 있을 거라고 미처 생각 못했다. 영화를 찍은 계절에 돌아왔고, 이렇게 앉아 여러분을 만나 기쁘다”라고 감격어린 소회를 전했다.
정 감독은 “이 영화는 리얼리즘 영화라고 생각한다. 책의 리얼리즘, 이 영화가 원작으로 삼고 있는 두 책에 대한 리얼리즘. 연기자들의 몸을 통해 책의 글자들이 어떻게 말해지는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린 영화다. 구태여 누군가 장르, 태도를 묻는다면 ‘책의 리얼리즘’이라 말하고 싶다”고 연출의 변을 덧붙였다. 한편, 2년 만에 개봉하는 것에 대해 신하균은 “2년 전 겨울도 많이 추웠는데, 올해도 춥다”라며 각별한 의미를 담은 소감을 밝혔다. 정유미 역시 “개봉을 앞두고 있고, 시사회도 가지고 아직 실감이 안난다. 꿈같고 좋고 그렇다”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문정희도 “감개무량하다”라면서 기뻐했고, 김혜나 역시 “개봉할 수 았을까, 너무 길어 극장에서 거부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데뷔작 개봉에 대해 요조 역시 “개인적으로는 처음 출연했던 작품이기 때문에 2년 동안 상영된 순간을 간절히 기다려왔다. 너무 행복하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정 감독은 “이 영화를 들고 뮌헨 영화제를 갔다. 이런 저런 질문에 답하다가 문득, 여기가 한국이라면 서울이라면 그렇다면 청계천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지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여러분은 영화가 무엇을 말하는지, 청계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이다. 올해 마지막 31일과 1일 넘어가는 시간에 보신각에 갈 것이다. 그리고 2년 새 무엇이 바뀌었는지 생각해 볼 것이다”라고 다소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소감을 마무리 지었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 사진 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