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한국전력, '왕따' 오명 벗어날까?

한국전력공사의 주가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기세다.

16일 오후 1시54분 현재 한국전력은 전날대비 100원(0.34%) 오른 2만9650원으로 나흘째 오르고 있다. 노무라,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을 통한 매수주문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29일 2만76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바라보던 시점에도 한국전력의 주가는 '왕따'였던 셈이다.

하지만 12월들어 주가는 상승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약하게나마 오름세를 보였고, 이 날의 주가는 신저가 대비 7% 이상 오른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최근 주가가 상승한 데에는 외국인의 힘이 큰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과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유입된 순매수가 연일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에는 60만주를 순매수했으며 14일에는 70만주 이상을, 15일에는 40만주 가량을 순매수했다.한국전력은 그동안 국제유가의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연료비 인상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보여왔다. 그렇지만 내년에 전기요금 인상이 이루어지고 연료비연동제가 시행된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이다.

전력수요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날 한국전력은 지난 11월 판매액이 3조18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0% 늘었다고 공시했다. 전력판매량은 3만6106GWh를 기록해 7.7% 증가했다. 갑작스런 한파로 전력수요가 전날 오후 6시 현재 사상최고치인 7만1308MW를 기록했다. 종전 겨울철 최대전력 수요였던 1월13일의 6만8963㎿을 웃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한국전력을 두고 장기적으로는 턴어라운드 주식이라는 데에는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리는 반응이다.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전기요금이 5.05% 상승했지만, 당초계획인 7.6% 보다는 낮다"며 전기요금의 인상효과가 적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전력은 단독기준으로 4분기 영업손실이 4127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보일 것이며, 통합기준으로는 340억원 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이 4분기에 매출액 9조9000억원, 영업이익이 36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5.1% 늘어나고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에는 영업손실 2612억원으로 예상했지만 흑자일 것으로 추정을 변경했다.

그는 "한국전력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저평가 매력은 두드러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내년 상반기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후 7월에 연료비 연동제가 실시되면서 실적이 급격히 호전된다는 전망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