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모자라요” 피곤한 대한민국 청소년들

[한경속보]우리나라 청소년(만10세~24세)들의 75.3%가 적정수면 시간보다 적게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고등학생은 평일에 거의 대부분인 96.4%가 적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77% 이상이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소년 수면실태 분석 결과’를 16일 발표했다.이 자료는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1999,2004,2009)’의 원자료를 만 10세 이상 24세 이하의 청소년 4628명을 대상으로 재분석한 것이다.적정 수면시간은 미국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했으며 하루 8시간30분~9시간15분 사이다.우리나라 고등학생은 수면시간이 평일 평균 6시간31분으로 가장 짧았고 고등학생의 96.4%가 평일 적정 수면시간 미만으로 심각한 수면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학교밖 청소년의 경우 미취업자의 평일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33분, 취업자는 7시간31분으로 학교밖 청소년의 72.7%가 적정 수면시간 미만인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학교밖 청소년의 경우 취업자의 취침시각(평일 11시44분)이 미취업자(평일 11시53분)보다 빠르며 학교도 다니지 않고 취업도 하지 않은 학교밖 미취업(NEET) 청소년들은 학교밖 취업 청소년보다 늦게 취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 수면부족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사교육과 컴퓨터 게임 등 인터넷 사용이 지적됐다.중·고등학생의 평일 11시 이후 사교육 행위자 비율은 중학생 2.1%,고등학생 8.8%로 늦은 취침의 주된 원인이었다.또 청소년 여가시간에 대한 국제비교 결과 다른 여가시간은 모두 짧았으나 청소년 컴퓨터 게임 이용시간은 가장 길었다.각 국가의 생활시간조사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 컴퓨터 게임 이용시간은 평일 평균 46분으로 영국의 8배,핀란드의 5배,미국의 2배 수준이었다.(김기헌 외 2009) 특히 청소년의 인터넷 주 이용 시간대 조사 결과 △만9세~만12세의 2.1% △만13세~만15세의 6.4% △만16세~만19세의 19.5%가 23시 이후 6시 사이에 인터넷 사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가족부는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먼저 수면 친화적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해 교사, 보건교사,기타 학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수면의 중요성과 수면 부족 문제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보건수업,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용해 수면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표준 지침도 마련할 예정이다.또한 청소년 수면권 보장을 위해 학원 심야교습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하는 지자체 조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현재 서울에 이어 경기,인천,강원 등 에서 시도교육청에서 초·중·고 학원 교습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하는 내용의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학습에 관한 조례’개정을 추진중이다.백희영 여가부 장관은 “청소년 인터넷 게임 중독 해소를 위해 청소년 회원 가입 시 친권자 동의를 의무화하고 게임이용정보를 부모에게 고지할 것”이라며 “만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오전 0~6시까지 온라인게임 제공을 금지하는 셧다운제 등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