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권 지각 변동] (5ㆍ끝) 복합몰 독주에 영등포시장 쪽 가게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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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단 영등포…동네상권 오목교서울 영등포역 지하상가 상인들이 타임스퀘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타임스퀘어 덕분에 유동인구가 급증,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된다는 상인도 있고,오가는 사람은 늘어났지만 실제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상인도 있다.
현대百 인근점포 권리금 4억…거품 조짐
영등포ㆍ오목교의 명암
여성 구두가게를 운영하는 K씨는 "구두를 구매하고 택배로 보내달라는 손님 중에는 강남에 사는 분들도 꽤 있다"며 "타임스퀘어가 생기기 전에는 있을 수 없던 일"이라고 단언했다. 여성 캐주얼 의류점을 관리하는 S지배인은 "평일에는 백화점이 문을 닫는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매출이 가장 좋다"며 "주말에는 타임스퀘어에 놀러오는 사람들이 많아 매출에 그대로 연결된다"고 반겼다. 반면 옷가게를 하는 P씨는 "유동인구가 확실히 증가했지만 주말에는 10~20대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보니 우리 가게 단골손님인 30~50대 '미시'들이 오히려 나오지 않아 매출이 줄어든 실정"이라고 불평했다. 전체적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난 지하상가 상인들의 표정은 밝은 편이다. 그러나 타임스퀘어 맞은 편 영등포시장 쪽 지상 가게들은 울상이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복합몰 쪽으로만 쏠린 탓이다. 이 상점가 한가운데 자리잡은 집단상가는 저녁에도 1층을 빼놓고는 불이 꺼져 을씨년스러웠다.
동네상권으로선 짭짤한 곳으로 꼽히는 오목교 상권은 점포 시세에 거품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 불안요인이다. S공인중개사 Y대표는 "가장 목이 좋다는 현대백화점과 행복한세상백화점 사이의 66㎡(20평)짜리 가게는 월세 1300만원에 권리금이 4억원을 호가한다"며 "유동인구에 비해 점포 수가 워낙 적어 거품이 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G공인중개사 관계자도 "인근 기업체들이 사무실을 이전하면 지금의 호황 분위기가 꺾일 소지가 다분하다"며 "실제로 롯데홈쇼핑 등이 사무실을 옮긴 다음에 일부 가게는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