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에도…"통큰 계약은 먹히네"

국내 증시가 16일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000선을 넘은 코스피 지수는 나흘만에 하락세를 보였고 코스닥 지수는 이틀째 약세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종목들은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부추기면서 주가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녹십자와 KT&G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녹십자는 미국 ASD와 사상 최대 규모(5400억원)의 바이오의약품 수출계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주가는 전날대비 2500원(1.86%) 오른 13만7000원에 마감했다. 전날에는 3.46% 가량 상승했고, 장초반에도 4% 가까운 강세를 보였다.KT&G 또한 대규모 공급계약의 영향으로 나흘째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이날은 6만7900원으로 전날보다 600원(0.89%) 올랐다. 이날 매수주문은 대부분 DSK, BNP,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나왔다.

KT&G는 전날 알로코자이(Alokizay International Limited)와 중동 및 러시아 지역에 5201억원 규모의 '에쎄(ESSE)'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최근 매출액 대비 18.7% 수준이며 계약기간은 2011년 1월부터 2011년 12월31일까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공급계약의 영향은 컸다. 우원개발(14.38%), 시공테크(0.64%), 희림(1.21%), 파워로직스(1.25%) 등이 대표적이다. 우원개발은 전날 장 마감후 삼성물산으로부터 101억원 규모의 낙동강 하구둑 배수문 증설공사 중 배수문 토공 및 부대공사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1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우원개발의 주가는 장중 내내 상한가 근처를 맴돌았다.

시공테크도 지난해 매출액의 32.3%에 달하는 공급계약 소식에 상승했다. 시공테크는 태영건설과 국립해양박물관 건설후임차(BLT)사업 전시용역 공급계약을 198억원에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희림은 16일 리소시스디벨로프먼트사(社)와 방글라데시 다카 지역의 와히두즈 자만 릴리(WAHIDUZ ZAMAN LILY) 센터 프로젝트 계약을 55억9200만원에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파워로직스는 LED용 PMIC(전력관리반도체)인 LED조명 드라이버모듈 개발을 성공해 LED조명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부각되면서 주가에 힘을 보탰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