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日 소비재시장 뚫었다] LG는 LED…팬택은 스마트폰 승부수

다른 업체들도 선전
'TV or LG TV.' "그냥 TV를 살 건지,LG TV를 살 건지"를 묻는 일본의 LG전자 방송 광고 카피다.

지난달 중순 일본에서 LED(발광다이오드) TV 판매를 시작한 LG전자는 요즘 인기 배우 무카이 오사무를 내세운 광고로 현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요도바시카메라 등 도쿄 시내의 대형 전자유통점을 찾는 사람들은 LG 매장을 지나칠 때마다 "이게 오사무가 광고한 LG TV구나"란 말을 연발한다.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닮고 싶은 외모'로 꼽히는 무카이 오사무의 이미지가 고화질과 뛰어난 디자인을 뽐내는 LG의 프리미엄 TV와 맞아떨어져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는 게 LG전자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워 일본 모바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면 LG전자는 프리미엄 LED TV로 일본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2005년 일본 소형 TV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으나 사업 부진으로 2008년에 철수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터라 2년 만의 재도전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LED TV는 5개 시리즈 10개 모델로 지금까지 일본에 진출한 외국 TV 브랜드로는 가장 많은 제품군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요도바시카메라,빅카메라,에디온 등 전자유통점들과 손잡고 도쿄,오사카,나고야,히로시마 등 구매력이 높은 대도시의 60여개 점포에서 판매에 나섰다. LG전자 일본법인 관계자는 "시장 진입 초기부터 고급 이미지를 만드는 데 힘쏟고 있다"며 "일본은 고가의 TV가 많이 판매되는 시장이라 프리미엄 시장에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도 일본 시장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쓰고 있는 한국 기업으로 꼽힌다. 2005년 11월 국내 휴대폰 업체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진출해 지금까지 300만대에 달하는 물량을 공급했다. 100만대 이상 판매한 밀리언셀러 제품도 2종이나 나왔다. 팬택은 이달 안으로 일본 2위 이동통신사인 KDDI를 통해 안드로이드폰 '시리우스 알파'도 출시한다. 국내에서 '베가'란 이름으로 판매하는 제품으로,이 회사가 일본에 수출하는 첫 스마트폰이다.

팬택이 일본 IT 시장에서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현지화의 결과다. 다른 외국계 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개발,판매,애프터서비스(AS) 등에 이르기까지 통신사(KDDI)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지난 8월에 출시한 '팬택-au PT001'은 일본 중 · 장년층 소비자를 겨냥해 방수 기능에 큼지막한 숫자 키패드와 통화 · 종료 버튼 등을 탑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진동으로 상대방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골전도폰',007가방을 닮은 듯한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휴대폰 등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소비자들의 감성과 사용 습관 등을 분석해 색상과 디자인,일본어 메뉴 등을 별도로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도쿄=안정락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