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高물가의 덫' … 7% 성장에도 신용등급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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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貨가치 급락ㆍ외환보유 감소 … 무디스, Ba3에서 B1으로 하향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15일 베트남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a3'에서 'B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1'은 무디스 기준 투자적격 등급에서 4단계 더 아래로,몽골 스리랑카와 같은 수준이다. 무디스는 베트남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정책 실패로 거시경제가 불안정해졌다며 신용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무디스는 "물가상승률이 두 자릿수로 올라서면서 통화가치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고,이는 자본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만한 경영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국영조선공사(비나신) 문제도 등급 조정 이유 중 하나로 언급했다. 지난 7월엔 신용평가사 피치가 해외 부채와 은행시스템 취약을 이유로 베트남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강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베트남의 상황을 '경제 호황의 어두운 단면'으로 표현했다.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부가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매달려 돈을 풀면서 물가가 치솟고 통화가치는 급락세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지난 3분기 베트남은 7.16%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6.7%,7.5%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11.09%를 기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