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펀드환매 압력에 '하락'…투신 11일간 1.5조 '팔자'

16일 국내 증시가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물에 동반 하락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매수 우위를 나타냈으나, 기관이 '팔자'로 양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투신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거래일, 코스닥시장에서 14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각각 1조4851억원과 1865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24포인트(0.41%) 내린 2009.24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 우려 재부각에 하락한 가운데 이날 지수는 내림세로 출발했다. 이후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도세가 점증하며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기관은 7거래일째 순매도에 나서며 투신 2203억원 등 2289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외국인은 장 막판 태도를 바꿔 19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개인은 1873억원을 순매수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전날 많이 올랐던 운송장비와 증권 등이 1%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현대건설 매각작업이 장기 표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주가 급등했다. 현대엘리베이와 현대상선이 각각 11%, 6% 상승했고, 현대증권도 올랐다. 현대건설은 3% 가까이 뛰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은 단기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차원으로 봐야 한다"며 "운수장비 증권 등 전날 상승폭이 두드려졌던 업종이 많이 빠졌다는 점에서 기관이 일부 이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올해 폐장일(30일)까지 10거래일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0.57% 하락한 511.71로 장을 마쳤다. 개인은 146억원 순매수로 대응했지만 외국인 매수 규모가 줄어들면서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11일째 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순매수 규모가 200~400억원에 달했던 최근 5거래일에 비해 매수 강도가 약화됐다. 외국인은 118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올 들어 최장기간인 19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가며 갈길 바쁜 코스닥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기관은 24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일부 종목은 대규모 공급 및 수주계약에 주가 급등세로 화답했다. 룩손에너지는 대규모 판매 계약 체결에 상한가로 치솟았고, 우원개발도 100억원 규모 낙동강 공사 수주에 14.38% 급등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급등 하루만에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원(0.19%) 내린 1152.6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