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日서 돌풍…소비재시장 처음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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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 만에 15만대 팔아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에 일본 시장은 넘기 힘든 벽이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근 10년간 공을 들여온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했다. 지금껏 일본에서 성공했다는 평을 받은 한국산 소비재는 진로 소주 정도에 불과했다.
삼성전자가 그런 일본 시장에서 스마트폰 갤럭시S와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앞세워 '스마트기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샤프 파나소닉 등 일본 전자업체들이 스마트기기 개발을 미적거리는 사이 지난 10월 발빠르게 진출,애플의 아이폰 · 아이패드와 함께 일본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스마트 바람'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다이닌키(大人氣) 갸라쿠시(Galaxy)S,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최고 인기 갤럭시S 있어요)." 지난 15일 밤 일본 도쿄의 오피스 밀집 지역인 유라쿠초.대형 전자유통점 빅카메라의 점원 히라타씨는 "대인기 갤럭시S"를 외치며 손님맞이에 바빴다. 빅카메라 입구에 들어서자 나란히 전시된 갤럭시탭 10여대가 눈에 띄었다. 최신 상품이라 가장 목이 좋은 곳에 전시했다는 게 점원들의 설명이었다.
빅카메라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일본 1위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의 스마트폰 전문매장(마루노우치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매장을 찾는 손님마다 첫 부스에 전시돼 있는 갤럭시탭과 갤럭시S에 눈길을 돌렸다.
가와이 구미코 부점장은 "방문객 5명 가운데 2,3명은 갤럭시S를 찾고 있다"며 "매장을 처음 열었던 지난 8월부터 갤럭시S가 전시돼 있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근처 직장인들이 주로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갤럭시S의 인기는 판매량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출시 당시 예약 구매자만 5만명에 달하는 등 초기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일본 IT 전문사이트인 BCN에 따르면 갤럭시S는 주간 휴대폰 판매량에서 출시 첫주인 10월 넷째주(25~31일)와 11월 셋째주(15~21일)에 1위를 차지했다. 누적 판매량은 15만대 이상이다.
삼성전자 일본법인의 오창민 부장은 "갤럭시S는 초기 도입한 물량이 완전히 소진돼 공급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물량만 충분히 확보했다면 판매량은 더 치솟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