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파업 사흘째…시위 격화

[0730]정부의 재정 긴축 조치에 항의하는 그리스 노동계의 파업이 사흘째 지속되며 격화되는 양상이다.

그리스 공공·민간부문 양대 노총인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 소속 근로자 2만여명은 15일(현지시간) 공기업 임금삭감 등 긴축 조치에 항의해 24시간 동시 총파업을 벌였다.지금까지 최소 10여명이 구금됐고,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로 인해 국제선 및 국내선 항공 운항과 수도 아테네를 포함한 그리스 전역의 버스,전차,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마비됐다.국립학교,은행 등은 문을 닫았다.앞서 아테네 대중교통 서비스에 종사하는 노조원들은 주초부터 파업을 시작했으며 16일에도 업무 거부를 이어갈 예정이다.

파업에 동참한 노조원 중 2만여명은 이날 아테네 도심에서 집회를 가진 뒤 의사당 앞 광장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이에 맞서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 충돌로 이어졌다.

양대 노총은 정부의 긴축 조치로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게 됐다며 항의하고 있다.이들 노총은 올 들어 7차례 동시 총파업을 감행한 바 있다.전날 밤 그리스 의회는 내년도 예산안에 담긴 긴축조치 관련 법안을 승인한 상황이다.이 법안은 월 급여가 1800유로(278만원) 이상인 공기업 직원들의 봉급을 10% 일괄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법안이 적용되면 공기업 전체 직원의 89%가 급여를 삭감당하게 된다.법안은 또 공기업 종업원의 급여 최고 한도를 4000유로(617만원)로 못박았다. 적자 상위 11개 공기업이 지난해 매출 15억유로에 17억유로의 손실을 내는 등 방만하게 경영된 점이 그리스 재정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이들 11개 기업의 인건비가 매출액의 80% 선인 12억유로에 달하자 정부가 나선 것이다.

법안은 또 고용주가 산업별 노사단체가 맺은 임금 및 단체협약 대신 회사 사정에 따라 임금과 근로시간을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허용했다.

한편 유로존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은 재정 적자를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9.4%(219억유로)에서 내년 7.4%(168억유로)로 낮추기 위한 긴축 방안을 담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